한국철학사에서 전병훈 선생이 차지하는 위상
2015.06.20 01:58 |
조회 9605
한국철학사에서 전병훈 선생이 차지하는 위상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향토사학자, 시인, 칼럼니스트) 신상구(辛相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 박사과정 재학시에 전병훈 저『정신철학통편』을 처음으로 보고서 정신적 충격을 많이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정신철학통편』은 내용이 해석하기 어려운 한문으로 정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동서양 철학은 물론 과학까지 포함하고 있어 수강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그리고『정신철학통편』은 박종홍, 금장태, 황광욱, 김낙필, 전제훈, 김학권, 임채우, 윤창대, 이근철, 조남호 등 많은 철학자들에 의해 이미 연구가 많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철학 서적에서 비중 있게 다루지 않고 있다.
전병훈(全秉薰)은 평안도 삼등현에서 조선 철종(哲宗, 1831-1863) 9년(1857)에 태어났다.조선말 성리학의 대가였던 화서(華西) 이항로(李恒老, 1792~1868)의 문인이었던 관서지방의 명유 운암(雲菴) 박문일(朴文一. 1822-1894) 문하에서 성리학을 공부했다.
35세 되던 해에 추천으로 고종(高宗) 29년(1892)에 의금부 도사가 되었다가, 42세 되던 광무(光武) 3년(1899)에 중추원 의관을 지내는 등 여러 관직을 지냈다. 그러다가 그의 나이 50세 무렵 조선이 날로 쇠망해가고 일제의 침략이 노골화되어가자 순종(純宗)이 즉위하던 해인 1907년에 관직을 버리고 중국으로 망명했다.
그는 중국에 망명하면서 유교에서 도교사상가로 전환했다. 그는 먼저 광동(廣東)으로 건너가 주역참동계(周易參同契)를 연구하였으나 처음에는 그 뜻을 완전히 해득하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광동성(廣東省) 증성현(增城縣)에 있는 도가(道家)의 전설적 명산인 나부산(羅浮山)으로 들어가 도사 고공섬(古空蟾)을 만나 지도를 받았다. 그리고 도장(道藏) 이천 여권을 연구하고 몸소 자신이 십 년여 동안 수련 한 결과 정신이 현관(玄關)으로 모아지면서 도(道)를 성취하여 세상에 나와 명성을 떨쳤다. 도를 얻은 이후로는 북경으로 진출하여 정신철학사(精神哲學社)라는 수련단체를 조직해 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당시 청나라의 제독이나 안찰사 등의 고관들을 제자로서 받아들여 가르쳤다. 그리고 자신이 체득한 도와 비전(秘傳)으로 전해 내려오는 도학(道學)내지 신선학(神仙學)을 정신철학(精神哲學)으로 명명하면서『정신철학통편』이란 대작을 편찬하였다.
『정신철학통편』에서 정병훈이 말한 정신의 의미는 도가 사상의 정(精)· 기(氣)·신(神)에그 근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신神으로써 정기精氣를 운용하여 현빈玄牝의 원리를 활용하는 수련(修練) 과정을 통해 진인(眞人)을 이루고, 성선(成仙)의 경지에서 사회구원의 정신철학(精神哲學)으로 체계화 하였다. 그리고 그는 단군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한국고유의 전통사상인「천부경天符經」을 근본으로 삼아 그 위에 도가적 사상과 유학뿐만 아니라 나아가서서구사상까지를 모두 종합한 거대한 사상체계를 구축하려 하였다. 이는 우리민족의 주체적 역사의식에 기반을 둔철학을 제시하여 동 · 서양의 사상과 문화를 수용하려고 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그는 당시의 지식인이자 수행가로서 제국주의의 침탈에 대한 시대적 문제점을 인식하고, 동양의 전통을 바탕으로 하여 서양의 철학과 사상을 수용하면서 심리(心理)·도덕(道德)· 정치(政治)를 망라하는 새로운 사상 체계를 구상하였고 이를 통해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리하여 원세개(袁世凱, 1859-1916) 총통이나 캉유웨이(康有爲, 1858-1927)등 당대의 통치자나 학자들로부터 대단히 높은 예우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아마 한국인으로서 그만큼 중국의 최고 통치계층과 지식인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대우를 받은 인물로는 원효 이후에 단연코 전병훈이 제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가 저술한『정신철학통편』은 동양의 철학사상뿐 아니라, 서양의 철학 정치학 과학 등을 망라한 매우 폭넓은 내용들을 다루고 있으며, 이들을 종합해서 하나의 ‘정신철학’이라는 독자적인 철학체계를 수립했다는 점에서 당시의 상황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독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의 ‘정신철학’은 서양의 다양한 근대사상을 수용하고 전통사상과 근대사상을 상호보완적 시각에서 종합한 산물이었다. 그는 동서고금의 사상을 정신 · 심리 · 도덕 · 정치의 네 가지 주제로 정리하면서 정신철학의 체계를 구축했다. 아울러 그는 서구사상의 도입으로 인해 초래된 동아시아 사상의 위기와 갈등을 극복하고 우리의 고유사상 및 전통사상을 그 중심에 우뚝 세웠다.
전병훈의 사상은 당시 국제정세에 무지한 채 중국의 성리학만을 공부하고 청나라나 외세에 의존해서 대내외의 문제를 해결하려던 조선의 정치가나 통치계층들과 비교해 본다면 아주 대조적이면서도 선진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하겠다.
더구나 그는『정신철학통편』을 보면 단군의 천부경을 위시해서 기자의 홍범사상, 그리고 백제의 왕인이나, 신라의 설총을 비롯해서 조선의 조광조 이황 이이 등 한국의 성현과 학자들의 사상을 다루고 있다. 나아가 그는 우리의 철학사상이 중국철학 뿐 아니라서 서양철학을 능가하는 사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의 활약과 사상은 당시 절망에 빠져있던 조선의 사상계에도 자존의식을 일깨워주었고, 더구나 그는 그의 저서『정신철학통편』을 당시 세계 29개국 150여개 대학교에 보내서 당시 일본에 합방되었던 조선의 위상을 사상적으로 널리 알렸다. 그 결과 전병훈(全秉薰)은 중국 도교사와 한국 철학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참고문헌>
1. 윤창대,『정신철학통편』, 우리출판사, 2004.
2. 조남호,「전병훈 도덕철학연구 -전통과 현대의 관점에서」,『동양철학연구』 62권, 2010.
3. 윤창대,「전병훈 정신철학통편 연구 - 한국철학의 위상과 성격을 중심으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 박사학위논문, 2015.2.
<필자 약력>
.1950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락리 63번지 담안 출생
.백봉초, 청천중, 청주고, 청주대학 상학부 경제학과를 거쳐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사회교육과에서 “한국 인플레이션 연구(1980)”로 사회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UBE) 국학과에서 “태안지역 무속문화 연구(2011)"로 국학박사학위 취득
.한국상업은행에 잠시 근무하다가 교직으로 전직하여 충남의 중등교육계에서 35년 4개월 동안 수많은 제자 양성
.주요 저서 : 『대천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아우내 단오축제』,『흔들리는 영상』(공저시집, 1993),『저 달 속에 슬픔이 있을 줄야』(공저시집, 997) 등 4권.
.주요 논문 : “천안시 토지이용계획 고찰”, “천안 연극의 역사적 고찰”, “천안시 문화예술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 “항일독립투사 조인원과 이백하 선생의 생애와 업적”, “한국 여성교육의 기수 임숙재 여사의 생애와 업적”, “민속학자 남강 김태곤 선생의 생애와 업적”, “태안지역 무속문화의 현장조사 연구”, “태안승언리상여 소고”, “조선 영정조시대의 실학자 홍양호 선생의 생애와 업적”, “대전시 상여제조업의 현황과 과제”, “천안지역 상여제조업체의 현황과 과제” 등 61편
.수상 실적 : 천안교육장상, 충남교육감상 2회, 통일문학상(충남도지사상), 국사편찬위원장상, 한국학중앙연구원장상, 자연보호협의회장상 2회,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문학 21> 신인작품상, 국무총리상, 홍조근정훈장 등 다수
.한국지역개발학회 회원, 천안향토문화연구회 회원, 대전 <시도(詩圖)> 동인, 천안교육사 집필위원, 태안군지 집필위원, 천안개국기념관 유치위원회 홍보위원, 대전문화역사진흥회 이사 겸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보문산세계평화탑유지보수추진위원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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