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산책] 공존하는 두 개의 세상
2020.04.01 20:56 |
조회 9669
[마음 산책] 공존하는 두 개의 세상
중앙일보 2020-04-01
잠시 휴대폰 두고 밖으로 나오라
삶은 잠시 동안 주어진 선물임을
우주의 생명을 발견하게 되리니
어쩌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인지도
모른다. 마음이 불안해질 수도 있고, 나 자신이 사라진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혹자는 옷을 입지 않고 돌아다니는
것 같다고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 같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라도
용기를 내서 하지 않으면 공존하는 두 개의 세상 가운데 하나의 세상을 영원히 잃어버릴 수도 있다.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대로 계속
살아간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세상을 어떻게 가는지 입구조차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 세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전설로만 남을 수도 있다.
우선 그 세상을 두 개의 단어로 묘사해보라고 한다면 나는 먼저 ‘선명하고’와 ‘생기가 넘치는’이라는 언어를 사용하겠다. 왜냐하면 일단 그 세상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색깔이다. 그것도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살아있는 색깔들이다. 특히 지금처럼 꽃 피는 시절에는 아무런 노력 없이도 눈앞에 펼쳐진 살아있는 색깔들에 경탄하기에 바쁘다. 물론 그 세상으로 들어온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기쁨이다. 예를 들어 오늘처럼 햇살이 따뜻한 날에는 노란색 개나리, 시냇물 속 회색 돌멩이, 연두색 이끼, 황토색 길과 파란색 하늘, 너무도 찬란해서 가슴이 뛴다. 맞다, 선명하다는 말보다 ‘찬란하다’는 말이 더 어울릴 것도 같다.
그다음으로 그 세상에 대해 설명해보라고 한다면 나는 “무관심해서 편하다”라고 이야기하겠다. 그 세상으로 들어와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누구나 깨닫게 될 것이다. 시냇물 소리는 내가 누군지, 나를 힘들게 하는 고민이 무엇인지, 어떤 뉴스가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지, 지금 현 정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무런 관심이 없다. 시냇물 소리가 주변에 없으면 새소리나 나뭇가지를 스치고 가는 바람 소리에 물어봐도 좋다. “너는 내 생각에 관심이 있니?” 하고 말이다. 그러면 복잡한 생각 감옥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시원한 대답이 시냇물 소리나 새소리, 바람 소리로 돌아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 세상에 대해 하나만 더 이야기해보라고 한다면 나는 “존재만으로 이미 충분하다”라고 말할 것이다. 그 세상 안으로 들어가 편안한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얼굴이나 손에 닿는 햇볕을 가만히 느끼고 있으면 존재 자체가 축복받는 것 같이 감사하다. 왜냐면 이곳은 ‘미래를 향한 개발’이라든가 ‘일의 능률’이라든가 ‘경제적 가치’라는 언어가 없는 곳이다. 이곳에서의 시간은 끊임없이 발전하는 직선 위에 올려져 있는 것이 아니고, 시간의 흐름을 잘 느낄 수 없는 영원한 순환 속에 있다.
더불어 그 세상은 인간이 다른 생명이 있는 존재들보다 우선이 된다거나, 인간 마음대로 착취해서 쓰라고 다른 생명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존재는 길가에 아름답게 핀 벚꽃이나 맑은 시냇물만큼 평등하게 소중하다.
그렇다면 그 세상으로 어떻게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왜 들어갈 때 마음이 불안해질 수도 있다고 하는 것일까? 이유는, 그 세상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휴대폰 없이 집 밖으로 나와 홀로 걷기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이라는 세상과 연결되지 않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마주해야 만날 수 있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문명 이전부터 존재해 온 우주를 내 몸의 감각을 통해 직접 보고, 만지고, 듣고, 느끼게 되면 처음에는 좀 이상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존재 자체가 주는 단순한 행복과 만나게 된다.
어떤 이는 끝없이 옳고 그른 것을 시비하는 인터넷 세상에서 잠시라도 탈출할 수 있어서 좋다는 사람도 있고, 어떤 이는 내 몸이 뭐라고 하는지 몸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고 할 것이다. 지금 너무도 크게 느껴지는 자기중심적 고민이라든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걱정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도 자연을 보면서 걷다 보면 그 크기가 많이 줄어든다. 또한, 내 머리를 가득 채운 생각들에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자연에 치유를 받을 것이다. 굳이 큰 성과를 내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내 존재를 받아주는 자연에 감사함도 느낄 것이다.
가끔씩 용기를 내서 휴대폰을 두고 밖으로 나와 동네 공원이나 산으로 가보자. 끝없이 울리는 문자 수신 소리나 읽고 나면 마음을 복잡하게 만드는 뉴스에서도 잠시 거리를 둬보자. 인터넷에서 멀어질수록 당신은 잊고 있었던 자신과 우주의 생명을 다시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지금의 삶이 잠시 동안 선물처럼 주어진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혜민스님 마음치유학교 교장
전체 5,456건 (71/364페이지)
4406
[도전 영어성구] 인간론(8) 이 공부가 제일 큰 도도통이니라
2023.01.10,
조회 9993
[오늘의영어성구]
한곰
This Practice Is the Greatest Practice for Attaining Enlightenment이 공부가 제일 큰 도도통이니라
1 “Our practice is the practice of mastery over the five viscera and six entrails.우리 공부는 오...
4405
'천부경(天符經)'에 기반한 민족쑥뜸인 고마뜸 비법 공개
2023.01.09,
조회 14036
[역사공부방]
신상구
'천부경(天符經)'에 기반한 민족쑥뜸인 고마뜸 비법 공개ⓒ ontoday.kr한민족 최고의 경전인 '천부경(天符經)'에 기반한 민족쑥뜸의 비법이 2013년 9월 6일 온투데이에 공개되었다. (사)한배달(회장 박정학) 주...
4404
[도전 영어성구] 인간론(7) 칠성 공사는 후천 인간을 내는 공사
2023.01.03,
조회 8918
[오늘의영어성구]
한곰
The Work of Renewal for the Seven Stars Brings Forth the Humanity of the Later Heaven칠성 공사는 후천 인간을 내는 공사
1 Taemonim proclaimed, “The work of renewal for the Seven Stars is th...
4403
[도전 영어성구] 인간론(6) 일심으로 나를 찾으면
2022.12.20,
조회 8912
[오늘의영어성구]
한곰
If You Seek Me with One Mind일심으로 나를 찾으면
1 “Just as a firefly radiates light with its body, you must beseech me with one mind.반딧불은 반드시 제 몸으로 빛을 내나니 너희는 일심으로 고하...
4402
세계천부경협회 제2대 무상 이병희 회장 국제천부경학회 창립 주도
2023.02.14,
조회 13547
[역사공부방]
신상구
세계천부경협...
4401
[도전 영어성구] 인간론(5) 성공은 오직 일심뿐
2022.12.15,
조회 9026
[오늘의영어성구]
한곰
Success Lies Only in Possessing One Mind성공은 오직 일심뿐
1 Sangjenim declared, “Absence of success in any endeavor stems from the absence of people with one mind.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제...
4400
'K-콘텐츠' 글로벌 확산 거점 5곳 확대
2022.12.12,
조회 7547
[시사정보]
올레
<한국콘텐츠진흥원 해외비즈니스센터 10개소 현황>K-콘텐츠 글로벌 확산 거점이 미국, 스페인, 인도, 멕시코, 싱가포르 등 5개 지역에 추가 설치된다. 현지 정보와 네트워크 확보를 통한 한국 콘텐츠 수출 지...
4399
얼음에 갇힌 고대 바이러스
2022.12.12,
조회 8594
[시사정보]
올레
빙하가 운다 재앙이 온다북극권, 즉 북극과 인근 고위도 지역에는 오랜 기간 꽁꽁 언 형태로 남아있던 영구동토층이 있다. 근래 이곳의 기후가 심상치 않다. 2020년 6월 북극권인 시베리아 베르호얀스크 마을의 경우...
4398
[도전 영어성구] 인간론(4) 천지의 마음을 나의 심법으로 삼고
2022.12.06,
조회 10252
[오늘의영어성구]
한곰
Embrace the Mind of Heaven and Earth as Your Own Mindset천지의 마음을 나의 심법으로 삼고
1 Sangjenim declared, “One seeking to become a noble human must embrace the mind of heaven and earth as...
4397
위키백과의 천부경 해설
[1]
2022.12.06,
조회 22288
[역사공부방]
신상구
&nbs...
4396
<특별기고>『백수문학(白樹文學)』지령 100호 발간 축하
2022.12.02,
조회 12629
[역사공부방]
신상구
<특별기고>세종시의 대표적인 정기간행 종합 향토문예지인『백수문학』지령 100호 발간 축하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4395
[도전 영어성구] 인간론(3) 하늘은 곧 이치
2022.12.02,
조회 9470
[오늘의영어성구]
한곰
Heaven is Principle 하늘은 곧 이치
1 One day, Sangjenim wrote:하루는 상제님께서 글을 쓰시니 이러하니라.2 천자天者는 리야理也라소소지천昭昭之天이 합인심지천合人心之天하니리理는 원어천原於天...
4394
<감염병이 바꾼 세계사>
2022.11.25,
조회 6927
[좋은글]
온누리
오늘은 제목이 눈에 띄는 책이 보여 내용중 머리말을 가져와 소개해보고자 합니다.2021년 10월 출간된 <감염병이 바꾼 세계사> 입니다.“코로나-19 대유행은 감염병과 인류 사이에 새로운 공방전을 알리는 서막...
4393
[도전 영어성구] 인간론(2) 꽃 중에 제일 좋은 꽃
2022.11.24,
조회 10290
[오늘의영어성구]
한곰
The Best of All Flowers꽃 중에 제일 좋은 꽃
1 Sangjenim loved the company of people, the more the better.상제님께서는 사람이 많이 있을수록 좋아하시니라.2 One day in 1902 (DG 32) as Sangjenim wa...
4392
제83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 국가보훈처장 기념사
2022.11.24,
조회 12306
[역사공부방]
신상구
제83회 순국...






댓글 0
댓글 내용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