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가
2021.07.02 20:24 |
조회 9534
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가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
박근혜 정부 말기 촛불시위는 혁명을 요구하는 운동이 아니었다. 나라다운 나라로 복귀하거나 정치인에게 회개하라는 호소였다. 그 뜻을 현 정권은 혁명화하는 방향으로 바꾸었던 것이다.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구현하기보다는 20세기 좌파정권으로 변질시켰다. 민족통일을 위해서는 중국식 사회이념도 수용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었고, 실천에 옮기려는 세력이 공존하게 되었다.
그 4년간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대한민국 전체를 오늘과 같은 중증 환자로 만들었다. 국가의 병은 정치 방향을 상실했거나 무능한 정권이 만들고, 공직자들까지 환자가 되면 치유할 수 없는 위기를 맞게 된다. 우리가 공직자들에게 국민과 역사 앞에 양심의 전과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호소한 이유가 그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청와대는 물론 여당 간부에 대한 신뢰까지 땅에 떨어진 지 오래다.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에 대한 기대까지 사라지고 있다. 지도자들의 언행뿐만이 아니다. 제도와 가치관까지도 변질되고 있다. 지금은 왜 현 정권이 검찰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을 강행했는지 국민들이 충분히 알게 되었다. 문제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청와대 책임자들이 모든 관권을 좌우했다. 서울과 부산의 시장이 국가에 봉사하는 여성 공무원들의 인격과 생존권을 유린했다. 최근에는 공군 여중사까지 보호받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회의 윤리 기강은 날이 갈수록 무너지고 있다.
요사이는 또 다른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30대 젊은 야당 대표가 등장하니까, 적폐를 만들어 온 기성세대들이 과거에 없던 모습을 보여 준다. 젊은 세대들에게 일자리는 주지 못하면서 금전적 보상을 해 줄 테니까 선거에서 지지해 달라는 호소다. 청와대에서는 20대 젊은이에게 공직을 제공하면서 우리와 함께하자고 유인한다. 젊은 세대는 기성정치의 보조자나 정치적 이용 수단이 아니다. 그들을 국가의 장래를 위한 후계자로 이끌어야 한다. 정치나 사회에서는 물론이고 같은 조직체나 공동체 안에서도 노소가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행사하는 것이 성장과 발전의 기본 규범이다. 젊은 세대가 내 자녀나 제자라고 생각해 보라. 공짜로 돈을 줄 테니까 내 말만 따르라고 가르치겠는가. 국민을 위한다면서 능력도 검증하지 않고 임관하고, 우리가 이렇게 너희를 우대한다고 하는 것으로는 모범을 보여 줄 수 없다. 가장 국민을 실망시키는 기성세대는 우리 가문과 내가 애국적 공로가 있으니 표창과 혜택을 받을 만하다고 자청하는 사람들이다. 병든 어머니를 집에 두고 밖에 나가 효자임을 인정해 달라는 처사다. 보상과 명예를 위해 애국운동을 한 사람은 없다.
우리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다.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가. 지난 4년간 병폐를 질서 있게 치유하고, 자유민주정치의 방향과 바른길을 장만해 주는 인격과 지도력을 갖춘 인물이다. 전 국민이 기꺼이 따를 수 있는 애국심의 실천자다. 안으로는 진실과 정직을 생활화하는 사람이다. 잘된 일에는 앞장서고 실정에는 내로남불 하는 이중성은 더 용납할 수 없다. 편 가르기를 앞세워 분열을 자초하는 대통령은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 된다. 정의와 공정은 간판이나 성명이 아니다. 결과로 보여주어야 한다. 북한이나 중국과 같은 국가는 진실과 정의의 질서를 배제한 뒤에는 자유와 인간애까지 정치이념의 수단으로 삼는다. 국가 존립의 종말을 초래하는 순서다.
대다수 국민은 통일을 염원한다. 북한 동포들의 인간다운 삶과 가난 없는 행복을 위해서다. 그 길은 인류 전체의 염원이다. 통일은 진실과 동포애에서 이뤄진다. 과거와 같은 헛된 정권의 동질성이 아니다. 우리는 세계 역사 무대에서 존경을 받는 정신과 문화의 꿈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참고문헌>
1. 김형석, "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워하는가?", 동아일보, 2021.7.2일자. A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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