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사고 실록만 살아남았대요 이런 방대한 기록이 지금까지 잘 보존될 수 있었던 데는 기록의 ‘백업’(여분으로 복사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실록을 4부 인쇄해서 서울 춘추관에 1부를 두고 전주·충주·성주 세 곳에 실록 보관소인 사고(史庫)를 만들어 1부씩 보관했죠. 전란이나 사고가 일어나 화재로 타버리는 것을 막으려던 거예요. 그러다 1592년(선조 25년) 임진왜란이 발발합니다. 춘추관과 충주·성주 사고에 있던 실록이 모두 불탔습니다. 남은 것은 전주사고뿐이었어요. 다행히 손홍록과 안의라는 두 선비가 전주사고의 실록을 모두 내장산으로 옮겨 지켜냈습니다. 이후 춘추관 외의 사고는 오대산·태백산·정족산·적상산 등 네 곳 산으로 옮겨 보관하게 됐습니다.
임금도 볼 수가 없었던 조선왕조실록
2022.01.07 03:45 |
조회 11373
임금도 볼 수가 없었던 조선왕조실록
최근 한국고전번역원이 조선왕조실록 일부의 새 번역본을 출간했습니다. ‘태조실록’ ‘정종실록’ ‘태종실록’ ‘정조실록’ 부분이에요. 조선왕조실록은 한문으로 기록돼 읽기 어려웠는데, 1993년 우리말로 모두 번역됐어요. 하지만 여전히 어렵고 잘못 옮긴 곳도 있다는 지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훨씬 읽기 좋은 번역본을 냈다는 거예요. 우리나라 국보이자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조실록이 어떤 책인지 알아볼까요?

◇임금도 볼 수 없었던 역사 기록이었어요
“이제 태종실록 편찬을 마쳤으니 내가 옛 임금들처럼 이를 한번 보려고 하는데 어떻겠는가?”
1431년 3월 20일, 조선 4대 왕 세종은 신하들 앞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군주이자 태종의 아들인 내가 한 번쯤 실록을 열람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의미로 슬쩍 말을 꺼낸 거예요. 그러자 신하들은 펄쩍 뜁니다. 우의정 맹사성 등은 이렇게 말해요. “전하께서 만일 이를 보신다면 후세의 임금이 반드시 이를 본받아서 고칠 것이며, 사관(史官) 또한 군왕이 볼 것을 의심해 그 사실을 반드시 기록하지 않을 것이니 어찌 후세에 그 진실함을 전할 수 있겠습니까.” 이에 머쓱해진 임금은 “그럴 것이다(연·然)”라고 딱 한마디 말한 뒤 결국 실록을 보지 않았어요.
역사책인 실록을 쓰는 원자료인 사초(史草)는 물론, 사초를 바탕으로 쓴 각 임금의 실록 역시 임금이라 해도 볼 수 없게 했던 것이죠. 폭군으로 알려진 10대 왕 연산군이 사초 일부를 열람한 것을 제외하면 이 원칙은 조선 왕조 500년 내내 이어졌습니다. 역사를 눈치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 기록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한 것이죠.
조선의 사관들은 대단히 강직했습니다. 3대 왕 태종이 1404년(태종 4년) 2월 8일 사냥 중 노루를 쏘다가 말에서 떨어진 일이 있었습니다. “사관이 모르게 하라.” 땅바닥에서 일어난 임금의 첫마디였죠. 창피하니 기록을 남기지 말라는 의미였습니다. 그런데 사관은 말에서 떨어진 사실은 물론 이런 말을 한 것까지 실록에 적었습니다. 당시 사관은 왕의 발언을 들으려고 병풍 뒤에 숨거나 초대받지 않은 연회장에 불쑥 나타나기도 했대요.
◇케플러보다 먼저 초신성을 관측 기록했어요
이렇게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은 세계에 자랑할 만한 우리의 문화유산이 됐습니다. 태조부터 철종까지 25대(代) 472년 동안의 역사를 날짜별로 기록한 역사서로, 분량이 1893권 4965만 자(字)에 이릅니다. 중국 명나라 실록의 3배가 넘는 방대한 분량이죠.
이토록 치밀하고 정확하게 기록된 역사서가 세계적으로 흔치 않습니다. 유네스코도 인정한 사실이죠. 정치·경제·사회·문화·천재지변과 인물 정보를 비롯한 다방면의 자료를 수록한 종합 사료인 데다,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웠고 왜곡과 고의적인 탈락이 없어 신뢰성이 높다는 겁니다. 중국·일본·베트남과 달리 당시 만들어진 원본이 그대로 전해진다는 점도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조선왕조실록이 얼마나 자세한 역사서인지 보여주는 기록을 보죠. 1423년(세종 5년) 7월 21일에는 시골 강아지가 주인과 함께 벼락을 맞은 사건까지 기록했습니다. 1604년(선조 37년) 9월부터 1년 동안 객성(客星·손님별)을 관측해 기록했는데, 이것은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가 관측해 ‘케플러 초신성(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폭발하며 매우 밝아지는 별)’이라고 불리는 별 SN1604였습니다. 첫 기록은 케플러보다 4일 앞섰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재 조선왕조실록에는 안타깝게도 약간 빠진 부분이 있습니다. 전주사고에 있던 12권 분량의 문종실록 중 9권 내용의 책에 누군가 11권 표지를 잘못 붙인 거예요. 11권인 줄 알았던 책은 알고 보니 9권의 내용이었죠. 그래서 9권만 두 권이 된 겁니다. 11권이 담고 있던, 1451년(문종 1년) 12월과 1452년 1월에 해당하는 두 달간의 기록은 영영 사라져버리게 된 거죠.
조선왕조실록은 훌륭한 기록이지만, 단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임금 중심으로 기록돼 지방에서 일어난 일을 제대로 알기 힘들고, 기록한 사관이 ‘사신왈(史臣曰)’로 운을 떼고 논평한 부분은 때로 지나치게 주관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앞뒤 흐름을 보지 않고 실록 일부를 뚝 떼서 인용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고종실록과 순종실록]
조선왕조실록은 태조부터 철종까지 25대의 역사를 기록한 책입니다. 이상하지 않은가요? 조선의 임금은 모두 27명이었어요. 철종 뒤로 26대 고종(재위 1863~1907)과 27대 순종(재위 1907~1910)이 있었어요. 실제 고종실록과 순종실록은 모두 존재합니다. 하지만 국보에서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서도 빠져 있죠. 왜 그런 걸까요.
이 두 실록은 조선시대 사관이 편찬한 것이 아니라, 조선왕조가 망한 뒤 일제 총독부 아래 있던 이왕직(옛 조선 왕실과 관련된 사무를 담당하던 기구)의 주관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선왕조실록에 포함하지 않는 거죠. 두 실록은 일제 침략과 항일운동에 관련된 사실을 의도적으로 누락했을 뿐 아니라, 마치 대한제국이 스스로 국권을 일본에 넘긴 것처럼 잘못 읽을 수 있게끔 서술돼 있습니다. 순종실록엔 안중근 의사를 ‘흉악한 자’라고 썼을 정도예요. 이 때문에 국사편찬위원회는 고종시대사를 다시 편찬하고 있답니다.
<참고문헌>
1. 유석재/조유미, 뉴스속의 한국사 조선왕조실록", 조선일보, 2022.1.6일자. A30aus.
전체 5,456건 (336/364페이지)
431
조선의 고집쟁이들, 천연두 전문 어의 유상
2010.11.09,
조회 12798
[자유게시글]
조민애
본관은 문화(文化)이다. 이름은 柳相(유상)·柳尙(유상)으로 쓰기도 한다. 판관 유인(柳湮)의 손자이자 문해백(文海伯) 유경집(柳景緝)의 서자이다. 의학에 밝았는데, 특히 두환 (痘患:천연두)을 잘 치료하였다....
430
인간이 동물과 다른, 동물 만이 아닌 유일한 점은?
2010.11.09,
조회 9964
[자유게시글]
진성조
바로 생각할줄 알고, 그래서 가장 지혜롭다는 점이 아닐까요?
동물도 기초적인 영감은 있습니다.
예전에 서남아시아,인도네시아 일대의 쓰나미 재앙이 오기전에
동물들은 초보적 영감 으로 미...
429
상극 없는 상생은 없다?
[1]
2010.11.09,
조회 9597
[자유게시글]
진성조
상극(相剋) 없는 상생(相生)은 없다
이기심 없이 자비심만으로 살자는건 포풀리즘 개인간의 상극은 한계를 범하지 않는한 더 큰 상생을 일으켜
강위석 경제평론가 (2010.11.09 08:15:44)...
428
겉보기 등급과 실제 등급..
2010.11.09,
조회 10632
[자유게시글]
홍문화
star
나는 고등학교때 물리나 화학보다는 지구과학을 좋아했다.
별에 대하여 공부할때 일반 맨눈으로 보는 겉보기 등급과 실제 허블위성
등으로 측정하여 얻는 별의 실제 등급이 재미가 있었다....
427
지구반대편-남미에도 한류열풍
[1]
2010.11.08,
조회 9010
[자유게시글]
진성조
페루에 부는 한류바람
기사 게재 일자 : 2010-11-02 13:48
한병길 주 페루 대사잉카문명의 중심지였던 페루는 최근 어디를...
426
해리포터에 나오는 피닉스 / 봉황구름
2010.11.08,
조회 15365
[자유게시글]
조민애
해리포터 '비밀의 방'에 나오는 장면입니다.
위험한 순간에 불사조가 어떻게 왔느냐? 마음에 응해서 왔다고 하신거 같은데.. 이게 아닌지, 그런 대사는 없더군요.. -.-
불사조는 동양의 봉황으로 " 성왕이 나면...
425
안다는 것은..
2010.11.08,
조회 10289
[자유게시글]
홍문화
살아가면서 쉽게 하는 말 중에 [알아요], [압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말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내리고 싶어진다.
실제로 [내가 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사물의 원리를 내가 완전히 이해를 하고 그것을...
424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말들..
2010.11.07,
조회 10162
[자유게시글]
홍문화
강한 영웅은 있어도 약한 영웅은 역사속에 존재하지 않았다.
강해진 다음에 부드러워지는 것은 쉬우나 부드러운 다음에 강해지는 것은 어렵다.
진짜 강한 사람이 여유가 있다. 강한 사람이 용서하기 쉽다...
423
척이란 말의 유래
[1]
2010.11.06,
조회 18559
[자유게시글]
박신욱
믿음은 선령신의 음덕으로 2편 78장 1 선령신이 짱짱해야 나를 따르게 되나니 선령신을 잘 모시고 잘 대접하라. 2 선령신이 약하면 척신(隻...
422
시민교양 강연 동영상 --추천
2010.11.03,
조회 7312
[추천도서]
진성조
http://g20lectures.korea.kr/newsWeb/pages/special/g20Lecture/view.do?categoryid=g20_vod&newsDataId=148700983&call_from=extlink
위 주소를 클릭하면 강연 동영상(1시간17분) 을 볼수 있...
421
네이버-인문학 판매량 베스트중 몇권 - 추천도서
[1]
2010.11.03,
조회 7919
[추천도서]
진성조
# 네이버-인문학 판매량베스트 중 몇권 엄선
[공감의 시대]-제레미 리프킨 저/민음사 출판
http://book.naver.com/search/search.nhn?sm=sta_hty.book&sug=pre&where=nexearch&query=%EA%B3%B5...
420
강증산 상제님 어천 이후
[3]
2010.11.02,
조회 17426
[자유게시글]
박신욱
대밭 끝에 초빈하니라 10편 73장 1 이튿날 형렬의 집 뒤 모시밭을 지나 대밭 끝에 상제님의 성체를 초빈(草殯)하니 2 성도들이 서글프고 허망한 마음을 가누지 못하여 힘없이 돌아...
419
전태일 분신40주기- 전태일과 전봉준 에게 받는 은혜
[3]
2010.11.01,
조회 10872
[자유게시글]
진성조
올해는 대한민국 노동운동의 첫 불씨인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분신 40주기가 되는 해 입니다.
오늘 한겨레신문을 보면서, '1일 노동시간 8시간' 을 규정한 노동법이 있었지만, 지키는 일이
아예 없...
418
그러나 세상은 상극-- 지혜롭게 처신해야
2010.10.30,
조회 10507
[자유게시글]
진성조
남 도와주다 봉변… '덫 놓기' 범죄 기승
우는 아이 달래다 성추행범 몰려미리 함정 파 놓고 돈 안주면 으름장지갑 찾아주다 공갈 협박 당하기도"남 도울 필요 없다" 냉소 분위기 만연
이대웅 객원기자...
417
최고배우가 생각하는 최상연기는 상생(相生)의 조화!
2010.10.30,
조회 10700
[자유게시글]
진성조
[삶의창] 상 떨어지고 울먹이다 / 박중훈
-한겨레 신문 2010.10.30 칼럼
.article, .article a, .article a:visited, .article p{ font-size:14px; color:#222222; l...









댓글 0
댓글 내용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