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수명 83.5세, 건강수명 66.3세
2022.07.30 09: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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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수명 83.5세, 건강수명 66.3세
기대수명 83.5세… 세계 21위서 10년 만에 일본에 이어 2위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국 가운데 우리나라 인구의 평생 기대수명이 10년 만에 19계단 뛰어올라 일본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경제 발전에 따른 생활환경 개선과 높은 수준의 공공 의료 제공에 따른 것”이라며 “급속히 늘어나는 의료비와 연금 지급 등 각종 복지 비용으로 인한 ‘장수(長壽)의 저주’에 빠지지 않도록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가 26일 발표한 ‘2022 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3.5년을 기록했다. 기대수명은 그해 태어난 아이가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연수를 뜻한다. 남성 80.5세, 여성 86.5세로 각각 예측됐다. 한국의 기대수명은 OECD 1위인 일본(84.7년) 다음이자, OECD 국가 평균(80.5년)보다 3년 긴 것이다.
지난 2010년 한국의 기대수명은 80.2년으로 38국 중 21위였으나 10년 간 3.3년 연장되면서 순위가 껑충 뛰어올랐다.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시골에도 보건지소 진료소와 의사가 있어 공공보건 기반이 잘 갖춰져 있고, 지속적인 경제 발전 및 교육 수준 향상에 따라 건강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지식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고도로 효율화된 의료 시스템이 장점이지만, 국가가 책임지는 건강보험 체계에서 낭비 요인이 발생하면서 재정 부담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7개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다. OECD 평균(4.3개)의 약 3배에 이른다. 임상 의사 수는 인구 1000명 당 2.5명으로 OECD 평균(3.7명)에 못 미치지만, 국민 1인 당 연간 외래 진료 횟수는 14.7회로, OECD 평균(연 5.9회)의 3배에 달할 만큼 의료 접근성이 뛰어났다. 하지만 김진현 교수는 “우리나라는 동네 의원에서 검사한 뒤 대학병원에서 중복으로 검사를 하고, X레이를 찍어도 되는데 굳이 MRI(자기공명영상)를 찍는 등 과잉 진료가 일상화돼 있고 불필요한 의료 이용도 많다”며 “건강보험료의 지출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컴퓨터단층촬영(CT)도 인구 1000명당 250건으로 OECD 평균(147건)보다 훨씬 많았고, 국민 1인 당 의약품 판매액도 760달러로 역시 OECD 평균(547달러)에 비해 높았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1인당 경상 의료비(3582달러)는 지난 10년 간 연평균 6.9%씩 증가하면서 OECD 증가율(3.3%)의 2배를 넘었다.
늘어난 기대수명만큼 건강한 삶을 누리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질병·부상으로 고통 받은 기간(유병 기간)을 제외한 ‘건강수명’은 66.3년에 그쳐, 2012년 조사(65.7년)에 비해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건강수명은 질병이나 부상으로 활동하지 못한 기간을 뺀 수명 기간으로,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사는가’에 초점을 두고 산출한 지표다. 우리 국민은 기대수명 83.5년 가운데 17.2년은 병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과체중 및 비만’ 인구는 2020년 37.8%로, 10년 전 30.2%에서 오히려 늘어났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기대수명 세계 1위인 일본의 경우, 과식을 피하고 운동을 하는 등 꾸준한 건강관리가 생활화돼 ‘아프지 않은 노년’이 일반화돼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건강관리 습관이 부족해 장수에 따른 의료비 부담도 상대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률은 인구 10만명 당 25.4명으로 OECD 평균(11.1명)의 2배를 넘는 압도적 1위였다.
전문가들은 “장수가 ‘저주’가 아닌 ‘축복’이 되려면 갈수록 부실화되는 복지 재정에 대한 개혁이 시급하다”고 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지출은 2021~2030년 10년 간 연평균 8% 안팎씩 급속히 늘 전망이다. 2030년 기준 건보 지출은 164조원, 국민연금 지출은 61조원으로 각각 예상됐다. 지난 정부에서 ‘문재인 케어’를 통해 2017년 62.7%였던 건강보험 보장률을 2022년 기준 70%까지 끌어올리기로 하면서 ‘뇌 MRI’ 등에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돼 방만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2007년 이후 개혁이 중단된 상태다. 국민연금은 2018년 4차 추계 때 2042년에 적자로 전환되고 2057년에 고갈되는 것으로 예측된 바 있다. 공무원연금도 학계를 중심으로 “국민연금 수준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김용하 교수는 “이대로 가다가는 국민연금·건강보험·노인장기요양보험 등 3가지를 유지하는 데만 2060년 국민 소득의 60% 이상을 사회보험료로 쏟아부어야 할 전망”이라며 “후세대가 도저히 감당 불가능한 사회보험 재정에 대한 대책이 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UN(국제연합)과 통계청에 따르면, 2065~2070년 한국의 기대수명은 90.9년으로 노르웨이(90.2년), 핀란드(89.4년), 일본·캐나다(89.3년) 등을 제치고 OECD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참고문헌>
1. 신정민, "병든 채로 17.2년...건강수명은 66.3세", 조선일보, 2022.7.27일자. A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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