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당시 서역인 왕래한 무역 중심지, 중국 시안
2022.07.30 1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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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당시 서역인 왕래한 무역 중심지, 중국 시안

- ▲ ①중국 산시성 시안(西安)에 있는 명나라 시대의‘종루’(종을 달아 두는 누각). 시안의 상징적인 건축물로 중국 내 종루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②시안의 성벽. 오늘날 남아있는 성벽은 명나라 때 만들어진 거예요. ③진나라 진시황 때 만들어진 흙으로 빚은 병사와 말 병마용갱(坑·구덩이)은 진시황릉과 함께 시안의 상징적인 역사 유적지랍니다. /위키피디아
- 최근 중국 산시성(陝西省)의 시안(西安)을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 코로나 재확산으로 봉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대요. 특히 시안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등 한국 기업 200여 개가 진출해 있는 곳으로 일각에서는 방역 조치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우려하고 있는데요. 시안은 '중국의 역사 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역사적인 의의가 큰 곳입니다. 시안은 지중해까지 뻗어 있는 '실크로드'(아시아·유럽·아프리카를 잇는 무역길)의 동쪽 종착역으로 일찍이 경제적으로 번영했고, 오늘날에는 국방 과학기술과 첨단 산업 기지로 중국 북서부 중심 도시로 발전하고 있어요. 시안에 숨어 있는 역사 이야기를 살펴볼게요.
- 진시황도 도읍으로 삼아
- 예로부터 시안 일대는 산맥과 고원으로 둘러싸여 방어에 유리했고 온화한 기후와 비옥한 토지 덕에 인구와 물자가 풍부했어요. 이 때문에 과거 중국에서 천하를 제패하기 위해 차지해야 할 중요한 지역으로 여겨졌지요. 이런 요충지를 제일 먼저 알아보고 이 지역에 수도를 세운 중국 왕조는 주(周)나라(기원전 1046년~기원전 771년)입니다. 기원전 11세기 시안의 서북쪽인 호경(鎬京)을 도읍으로 정해 종교와 문화의 중심지로 삼았지요. 주나라는 기원전 8세기 말 이민족의 침입으로 도읍을 동쪽의 낙양(洛陽)으로 옮기는데요. 이때를 기점으로 주나라는 쇠락하고 여러 국가가 난립하는 춘추전국시대(기원전 770년~기원전 221년)가 시작됩니다.
- 이후 전국시대를 통일한 진(秦)나라가 기원전 4세기 시안의 북서쪽에 있는 웨이수이강의 북쪽 기슭 함양(咸陽)을 도읍으로 삼으며 시안이 다시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통일 후 제1대 황제에 오른 진시황(재위 기원전 247년~기원전 210년)은 함양으로 약 12만 가구를 이주시키고 도읍의 영역을 남쪽으로 더 확장했어요. 진시황이 자신이 묻힐 무덤으로 만들기 시작한 진시황릉과 흙으로 만든 병사와 말이 대규모로 묻혀 있는 병마용갱(坑·구덩이)은 시안의 상징적인 역사 유적지랍니다. 198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어요.
- 진나라가 농민 반란으로 멸망한 뒤 중국을 재통일한 한(漢)나라의 초대 황제 고조 유방은 함양이 있던 자리에 수도 장안(長安)을 세웠어요. 장안은 '영원히 편안하다'라는 뜻이에요. 이후 장안은 오랫동안 중국 도읍지의 대명사가 되었답니다. 한나라의 제7대 황제인 한 무제 때는 실크로드가 열리면서 장안을 통해 본격적인 유라시아 문화 교류가 이뤄졌어요.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인도의 불교도 이때 실크로드를 통해 장안으로 들어왔다고 해요.
- 당나라 때 가장 번성해
- 6세기 말 수(隋)나라 때 장안은 대흥(大興)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수나라 초대 황제 수 문제의 작위였던 '대흥군공'에서 따온 명칭이지요. 대흥은 장안의 도심에서 동남쪽으로 약 10㎞ 떨어진 지역에 새롭게 건설되는데요. 도시 전체가 사각형 모양으로 만들어지고, 바둑판 모양의 격자무늬로 길을 낸 계획도시로 세워졌어요. 북쪽에는 황제가 거주하는 곳인 '황궁(皇宮)'을 짓고 궁과 성벽을 이어주면서 중심축이 되는 큰길인 주작대로를 냈어요. 모든 길은 이 대로로 통했지요.
- 당(唐)나라 때는 도시 명칭이 다시 장안으로 바뀌어요. 그리고 도시의 규모는 더욱 커지는데요. 동서 9.5㎞, 남북 8.5㎞ 규모였어요. 장안을 둘러싸고 세워진 바깥쪽 성벽의 높이는 5m가 넘었고 가장 넓은 길의 폭은 약 150m였습니다. 장안성은 동아시아 도시 구조의 근본이 됐어요. 발해의 수도였던 상경성과 일본의 헤이조쿄(나라)도 장안의 구조를 모방해 건설됐답니다.
- 장안은 당나라 때 화려하면서도 개방적인 국제 도시로 번성해요. 많은 서역인들이 왕래하며 서역의 문물을 전파했죠. 장안성 안에서는 불교·도교·기독교·이슬람교 등 다양한 종교의 사원을 볼 수 있었어요. 장안은 최전성기 때 인구가 100만명에 이르렀다고 하는데요. 비슷한 시기에 번영했던 동로마 제국의 콘스탄티노폴리스(오늘날 이스탄불), 압바스 왕조의 바그다드와 함께 당시의 세계 3대 도시로 꼽힙니다.
- 마르코 폴로는 "무역 중심지"로 묘사
- 하지만 당나라가 쇠퇴하는 과정에서 장안도 여러 변란(變亂)을 겪으며 파괴됩니다. 특히 9세기 말에 일어난 10년간의 농민 반란 '황소의 난'으로 완전히 황폐화돼요.
- 당나라 멸망 후 세워진 송(宋)나라는 10세기에 개봉(開封)을 새로운 수도로 건설하는데, 여진족이 세운 금(金)나라에 의해 수도가 함락되자 임안(臨安·지금의 항저우)으로 천도(遷都·수도를 옮김)합니다. 그러면서 양쯔강 이남 지역인 강남 지방이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릅니다. 시안은 자연스럽게 쇠퇴기에 접어들었어요. 하지만 이후에도 장안은 실크로드 거점 상업 도시로서의 역할을 계속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원(元)나라를 13세기에 방문했던 베네치아의 모험가 마르코 폴로가 장안을 "번성하는 무역의 중심지"로 묘사했거든요.
- 한족이 원나라를 멸망시키고 세운 통일 왕조 명(明)나라가 건국된 후, 14세기 장안은 '시안(西安)'이 돼요. '서쪽을 편안하게 한다'라는 뜻이지요. 오늘날 남아있는 시안의 성벽은 이때 구축된 것이라고 합니다.
- 국민당 지도자 장제스 감금됐던 곳
- 중국 현대사에서 시안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던 적이 있어요. 1931년 일본이 만주를 침략해 점령하는 만주사변이 일어난 후 일본과 중국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중국은 국민당과 공산당 사이에 내전이 일어나 혼란스러운 상태였어요. 국민당의 최고 지도자였던 장제스는 중국에서 공산당을 몰아내는 것을 우선 목표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내전을 멈추고 항일 투쟁을 해야 한다는 중국 내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죠.
- 1936년 장제스는 시안에 파견돼 있던 동북군의 지휘관 장쉐량이 공산군 토벌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그를 독려하기 위해 시안을 방문했어요. 그런데 장쉐량은 시안에 온 장제스를 감금하고 내전 중지와 항일 투쟁을 요구합니다. 이를 '시안 사건'으로 불러요. 장제스는 이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국민당과 공산당의 협상이 이뤄지며 1937년 제2차 국·공 합작이 성사됩니다.
- [장안의 화제]
- 세간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얘깃거리를 묘사할 때 '장안의 화제'라는 말을 쓰고는 하는데요. 이는 한나라와 당나라 때의 수도였던 장안에서 기원했다는 설이 유력하다고 합니다. 시안의 옛 이름인 '장안'은 중국에서 수도를 이르는 대명사로 널리 쓰였거든요. 수도에서 화제가 될 만큼 큰일이라는 의미지요. "장안의 많은 사람들이 알 정도로 유명하다"고 생각하니 그 뜻이 훨씬 와 닿는 것 같습니다.
- <참고문헌>
- 1. 윤서원, "서역인 왕래한 무역 중심지...당나라 땐 세계3대 도시였죠", 조선일보, 2022.7.27일자. A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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