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제' 주인공들이 부른 진도아리랑은 육자배기토리 노래
2024.08.02 03:56 |
조회 8312
[얼씨구 국악] '서편제' 주인공들이 부른 진도아리랑은 육자배기토리 노래
민요의 '다섯 토리'

- ▲ ‘서편제’ 주인공들이 고갯길을 걸으며 진도아리랑을 부르는 장면. /태흥영화
'토리'는 지역에 따라 구별되는 민요의 유형적 특징을 뜻하는 말이에요. 지역마다 말의 억양과 사용하는 단어들이 다른 사투리처럼, 민요도 지역별로 달라요. 토리는 일종의 '민요 사투리'인 셈이에요. 지역별로 토리 명칭도 다르답니다.
민요에도 '사투리'가 있어요
민요는 우리 조상들의 일상과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노래예요. 특정 작곡가가 있는 게 아니라, 민중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구전됐죠.
민요는 기능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어요. 일하면서 부르는 노동요, 놀이할 때 부르는 유희요, 제사나 각종 의식에서 공동체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며 부르는 의식요 등이 있어요. 사랑의 감정을 담은 연정요도 있답니다.
지역별로는 크게 다섯 토리가 있습니다. 한반도는 남북으로 쭉 뻗은 낭림산맥과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으로 나눌 수 있어요. 동쪽의 함경도, 강원도, 경상도는 산맥의 서쪽 지역과 활발하게 문화 교류를 하기 어려웠어요. 그래서인지 이 지역들은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민요의 특징이 비슷하답니다. 이 지역 민요를 '동부 민요', '메나리토리'라고 불러요.
'메나리'는 이 지역에서 흔한 민요 이름으로, 산이 많은 곳이라 '뫼[山]놀이'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어요. 메나리토리는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토리로 추정됩니다. 대표곡은 가장 오래된 아리랑으로 알려진 정선아리랑이 있어요. 또 한오백년, 옹헤야, 쾌지나칭칭나네, 밀양아리랑, 신고산타령 등도 있답니다.
메나리토리(동부 민요) 정선아리랑, 경토리(경기 민요) 도라지타령
반면 산맥 서쪽은 지역별로 음악적 특징이 매우 다양해요. 지역마다 사투리, 음식, 기후가 다른 것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또 우리나라가 통일신라 시대 전까진 여러 국가로 쪼개져 있었으니 그때부터 문화가 달라졌을 수도 있고요.
오늘날 북한 지역인 평안도와 황해도의 민요는 '서도 민요' 또는 '수심가토리'라고 불러요. 평안도를 대표하는 민요 '수심가'는 '매우 근심하는 마음이 가득 찬 노래'라는 제목 그대로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고 기다리는 애틋한 마음을 담은 노래랍니다. 하늘하늘한 소리와 큰 소리로 부르다가 비음을 조금 섞어 잘게 떨어주는 발성이 특징이에요.
참고로 북한은 평안도 출신 김일성의 영향으로 민요를 비롯한 전통음악 등에 수심가토리의 특징이 많이 드러난대요. 수심가토리의 대표곡은 수심가, 엮음수심가, 긴난봉가, 자진난봉가, 배따라기, 몽금포타령, 싸름 등이 있습니다.
서울을 포함한 경기도 민요는 '경기 민요' 또는 '경토리'라고 해요. 천안 등 충청도 지역도 대개 경토리에 포함됩니다. 경토리는 맑고 경쾌하며 음색이 분명하고 부드러운 게 특징이에요. 굿거리 장단, 세마치 장단에 맞춰 노래하는데요. 대표적인 경토리 악곡에는 아리랑, 도라지타령, 천안삼거리, 늴리리야, 한강수타령, 경복궁타령 등이 있어요.
우리가 초등학교 때 많이 배운 것들이지요? 경토리 특유의 밝고 경쾌한 분위기 때문인지, 교육자들에게 익숙해서인지 몰라도 예전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주로 경토리 노래들이 국악을 대표하여 수록되어 있었답니다. 민요로 유명한 송소희도 경기 민요, 경토리 전공이랍니다.
구슬픈 노래 육자배기토리
전라도 민요는 '남도 민요' 또는 '육자배기토리'라고 해요. 대표적인 남도 민요 '육자배기'는 우리 민요 중에서 슬픈 감정의 표현이 가장 절정에 이르는 곡이지 않을까 합니다. 또 매우 느린 6박의 진양조 장단에 맞춰 불러 육자(六字)배기라는 이름이 되었다고 추측되는 노래인데요. 이 음악이 전라도 지역을 대표하는 토리 명칭이 되었지요.
영화 '서편제' 주인공들이 고갯길을 걸으며 불렀던 진도아리랑이 바로 육자배기토리 노래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오정해 배우는 육자배기토리 중심의 장르인 판소리 전공자 출신이지요. 육자배기토리는 떠는 소리, 평으로 내는 소리, 꺾는 소리 등 세 음을 중심으로 구성되는데, 정말 구슬프게 들린답니다. 국악을 '한 맺힌 음악'이라 하는 것은 대개 이 지역 음악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죠.
마지막 다섯 번째 토리는 제주도에 있어요. '제주토리'에는 제주도 방언이 많이 들어가 있죠. 대표적인 곡으로는 너영나영, 오돌또기, 이야홍타령, 이어도사나, 멸치 후리는 소리 등이 있습니다.
섬 지역이라는 제주도의 특성 때문인지 제주토리의 노랫말은 다른 토리와 매우 이질적입니다. 예를 들면 멸치 후리는 소리에서 '멸치'는 '멜'이라고 불러요. 오돌또기에는 '앞바당(앞바다)' '물질허멍(물질하며)' 등 다양한 방언이 등장하죠. '너영나영'은 '너랑 나랑'이라는 의미입니다. 음악적으로는 경기도의 경토리와 평안도·황해도의 수심가토리 등의 특징이 섞여 있어요. 제주도가 조선 시대에 많은 이가 고통받았던 유배지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서창 만드리 풍년제’. 서창 만드리는 7월 백중 무렵에 일하면서 불렀던 노동요예요. /김영근 기자

- ▲ 소리꾼들이 경기 민요를 부르는 모습. /이진한 기자
![[얼씨구 국악] '서편제' 주인공들이 부른 진도아리랑은 육자배기토리 노래](http://newsteacher.chosun.com/site/data/img_dir/2024/08/01/2024080100148_3.jpg)
- <참고문헌> 1. 이동희, "서편제 주인공들이 부른 진도아리랑은 육자배기토리 노래", 조선일보, 2024.8.1일자. A27면.
전체 5,456건 (14/364페이지)
5261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며
2025.12.23,
조회 2336
[역사공부방]
신상구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며크리스마스(영어: Christmas, X...
5260
나이보다 젊은 뇌를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생활습관
2025.12.23,
조회 2112
[건강정보]
신상구
나이보다 젊은 뇌를 유지하는 데에는 생활 습관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쌓아온 경험과 습관에 따라 뇌는 실제 나이보다 몇 년 더 젊거나 늙어 보이는 상태를 나타낼 수 있다.충분한 수면, 적정...
5259
운곡(耘谷) 원천석(元天錫, 1330-?)의 생애와 업적
2025.12.23,
조회 2355
[역사공부방]
신상구
운곡(耘谷) 원천석(元天錫, 1330-?)의 생애와 업적 운곡(耘谷) 원천석(元天錫)은 본관이 원주(原州). 자...
5258
행촌 이암의 생애와 업적
2025.12.22,
조회 2397
[역사공부방]
신상구
이암(李嵒, 1297년 ~ 1364년)은 고려 말의 문신이다. 본관은 고성(固城), 호는 행촌(杏村), 시호는 문정(文貞)이다. 행촌이란 호는 자신이 유배되었던 강화도의 마을 이름을 따서 지...
5257
『환단고기』를 보면 영양가가 풍부하다.
2025.12.22,
조회 2570
[역사공부방]
신상구
『환단고기』를 보면 영양가가 풍부하다. 고단백질에다가 칼슘, 아연, 마그네슘이 함유되어 있다. 콘텐츠의 창고다. 콘텐츠는 무엇인가? 재미가 있으면서도 다른 것과는 구별되는 그 어떤 차...
5256
]3대 역사기관 "환단고기는 위서…연구한 적도 없고 할 계획도 없어
2025.12.22,
조회 2268
[역사공부방]
신상구
[단독]3대 역사기관 "환단고기는 위서…연구한 적도 없고 할 계획도 없어"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업무보고에서 '환...
5255
『태백일사』를 지은 이맥
2025.12.21,
조회 2312
[역사공부방]
신상구
이맥은 9천 년 한민족사의 왜곡 날조된 국통맥을 확고히 바로 세운 불멸의 공덕을 세웠다. 그는 신교 문화의 원전...
5254
북애거사(北崖居士) 범장(范樟)
2025.12.21,
조회 2858
[역사공부방]
신상구
범장(范樟)은 본명이 범세동(范世東)이며, 자는 여명(汝明), 호는 복애(伏崖) 또는 휴애(休崖)로도 불립니다. 고려말에 금성錦城(현 전라남도 나주)에서 태어난 범장은 여말 충신으로 잘...
5253
호머 베절릴 헐버트
2025.12.21,
조회 2208
[역사공부방]
신상구
호머 베절릴 헐버트(영어: Homer Bezaleel Hulbert, 1863년 1월 26일 ~ 1949년 8월 5일)는 미국의 감리교회 선교사, 사학자,[1] 7개국어를 구사하는 언어학자,[2] 조선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교육자, 독립신문 발행을...
5252
1세대 연극 스타’ 윤석화 배우 별
2025.12.20,
조회 1673
[시사정보]
신상구
<신의 아그네스>로 유명한 ‘1세대 연극 스타’ 윤석화 배우 별세 12월 19일 연극계에 따르면 뇌종양으로 투병해 온 윤석화는 이...
5251
소강석 목사의 시 창작론
2025.12.20,
조회 1358
[좋은글]
신상구
소강석 목사의 시 창작론 “우리는 신의 위대한 시” 신간 ‘영혼을 담은 시 쓰기’ 출간 목회자이자 시인인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가...
5250
단군 신화설은 식민사학자들의 왜곡·농간
2025.12.20,
조회 2144
[역사공부방]
신상구
단군 신화설은 식민사학자들의 왜곡·농간 경기대 법대...
5249
2025년 12월 30일 전북 익산에서 제13회 세계천부경의 날 기념식 개최
2025.12.19,
조회 1327
[행사알림]
신상구
2025년 12월 30일 전북 익산에서 제13회 세계천부경의 날 기념식 개최 &...
5248
지나간 100년과 앞으로 100년의 역사를 위해서
2025.12.18,
조회 2152
[좋은글]
신상구
<동아일보 김형석 칼럼> 지나간 100년과 앞으로 100년의 역사를 위해서 제2차 세계대전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비극을 남겼다. 전...
5247
대전충남 통합 논의
2025.12.18,
조회 1726
[시사정보]
신상구
수도권 일극 체제가 한국 사회 만악의 근원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몰려들지만 취업·주거난에 결혼도 출산도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런 수도권 집중이 깨지지 않으...



댓글 0
댓글 내용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