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미래’를 경고하다
‘로봇의 미래’를 경고하다
1890년 1월9일에 태어난 작가 카렐 차페크. 그의 형 요제프 차페크는 화가였다. ‘로봇’이라는 단어를 차페크 형제가 처음 만들었다. 1920년에 카렐 차페크는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R.U.R.)이라는 희곡을 썼는데, 여기 등장하는 인조 생명체에 로봇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체코를 대표하는 지식인이었다.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극단적인 민족주의와 거리를 뒀다. 체코 극우파는 “국가를 위험에 빠뜨리는 작가”라며 그를 싫어했다. 이웃 나라의 극우파, 특히 독일의 나치도 카렐 차페크를 미워했다. 차페크가 파시즘에 반대하고 반유대주의를 비판했기 때문. 차페크의 작품은 독일에서 검열당하고 금지되었다.
나치 독일은 체코슬로바키아의 영토를 탐냈다. 아돌프 히틀러는 수데티(주데텐란트) 지방을 독일 땅으로 삼겠다고 욕심을 부렸다. 그런데 국제사회는 히틀러의 생떼에 눈을 감아줬다. 당장의 전쟁을 피하고 보자는 얕은수였다. 1938년에 영국과 프랑스는 독일과 뮌헨 협정을 맺고 체코슬로바키아의 땅을 독일에 떼어줬다. 하지만 히틀러가 전쟁을 그만둘 리는 없으니, 체코슬로바키아의 다른 지역도 독일에 점령당하는 것은 시간문제.
권위주의를 풍자하던 카렐 차페크는 나치 독일에 눈엣가시였다. 주위에서 차페크에게 권했다. 히틀러 패거리에게 잡혀 죽기 전에 체코슬로바키아를 떠나 다른 나라로 망명하라고. 그러나 차페크는 프라하에 남았다. 1939년에 결국 히틀러는 군대를 보내 체코슬로바키아 전역을 집어삼켰다.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던 차페크의 집에 나치의 비밀경찰이 들이닥쳤다.
그러나 그들은 차페크를 잡아갈 수 없었다. 독일군 침공 얼마 전에 카렐 차페크가 폐렴으로 숨졌기 때문. 잡혀간 그의 형 요제프 차페크는 1945년에 나치의 수용소에서 숨을 거뒀다.
로봇이라는 낱말 덕분에 카렐 차페크는 오늘날 더 유명하다. 그의 작품에서 인간은 로봇을 만들고 로봇은 반란을 일으킨다. “로봇이여, 인간을 절멸하라. 인류의 시대는 끝났다.” 파시즘에 대한 차페크의 걱정은 현실이 됐다. 로봇에 대한 경고는?
김태권 만화가, “‘로봇의 미래’를 경고하다”, 한겨레신문, 2026.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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