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마르크스 경제학’ 과목 폐지하자 학생들 반발

2026.01.22 20:31 | 조회 1624

 

                         서울대 ‘마르크스 경제학’ 과목 폐지하자 학생들 반발

 

  서울대학교에서 ‘마르크스경제학’ 교과목이 공식 폐지돼 경제학부 교육과정에서 사라졌다. 학생들은 “비판적 학문을 접할 기회를 의도적으로 차단한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026년 1월 18일 서울대 학사정보 서비스 ‘스누지니’에 따르면 경제학부에 개설됐던 ‘정치경제학입문’ ‘마르크스경제학’ ‘현대마르크스경제학’ 등 3개 과목이 모두 폐지됐다. 서울대는 ‘수요 부족’을 이유로 2024년 1학기를 끝으로 이 교과목들을 사실상 폐강했다. 다만 행정적으로 ‘폐지’ 처리하지 않은 채 교과목록에 남겨뒀는데 이번에 교육과정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마르크스경제학은 주류 경제학의 대척점에서 자본주의의 구조적 한계와 모순을 분석하고,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를 논의하는 학문이다. 서울대 경제학부에서는 세부 전공 분야 중 하나로 운영됐다. 국내 대표적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인 고 김수행 교수가 2008년 정년 퇴임한 이후 후임 전임 교수가 채용되지 않았고, 비정규직 강사들이 강의를 맡아왔다.

  수요가 부족하다는 학교 측 설명과 달리 학생들은 수요가 꾸준히 있다고 주장한다. 매 학기 교과목 수요조사에서 마르크스경제학 수업은 비교적 높은 수요를 보였고, 학생들이 결성한 ‘서울대 내 마르크스경제학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들’(서마학) 모임은 지난 6월 ‘0학점 공개강좌’ 형태로 강의를 자체 개설했다. 이 강의에는 재학생 300명을 포함해 총 3000여명이 수강신청을 했다. 서마학은 이후 교과목 재개설과 강사 채용을 요구해왔지만 학교는 결국 폐지를 결정했다.

  폐지 결정 과정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에서 마르크스경제학을 가르쳤던 강성윤 교수는 “제가 강사로 있을 당시에도 마르크스주의 경제학 강의를 열지 않기로 한 결정이 담당 직원의 사후 통보로 전달됐다”며 “의사결정 과정 전반에서 교육 당사자인 교수·강사나 학생이 의견을 낼 방법은 없었다”고 말했다.

  서마학 운영진 편린(활동명)은 “학생 수요가 충분히 있음에도 폐지된 것은 단순히 경쟁에서 밀린 게 아니라 의도적 배제이자 노골적인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강 교수 역시 “주류에서 밀려난 소수 학문과 이론, 사상을 무가치한 것으로 치부해 배제하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말했다.<백민정,“서울대 ‘마르크스 경제학’ 과목 폐지하자 학생들 반발”, 경향신문, 2025.12.18일자.>

.

 

댓글 0

댓글 내용을 입력하세요.

댓글 작성

타인을 비방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전체 5,456건 (14/364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