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 시대의 주제가가 되다

2026.01.24 21:35 | 조회 1207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 시대의 주제가가 되다

 

  우리가 걷고 있는 길도 부르는 노래도 본질은 소통이다. 소통 없는 일상은 고장 난 핸드폰이고 내비게이션 없는 질주다. 그것이 더욱, 정치판의 문제라면 역사적 오류가 발생한다. 1967년 배호가 '돌아가는 삼각지'로 한 시대를 열창했다. 작사가 이인선이 궂은비 내리는 삼각지에서 비를 맞고 서 있는 한 사내를 보고 가사를 적어 작곡가 배상태에게 주었다. "삼각지 로타리에 궂은비는 오는데/...비에 젖어 한숨짓는 외로운 사나이가/ 서글피 찾아왔다 울고 가는 삼각지"

  배상태는 신장병으로 숨조차 쉬기 어려운 배호를 찾아가 "애절한 창법에 맞는 노래다. 한번 불러보자"고 설득했다. 그리고 여관방에서 4시간을 연습하고 겨우 녹음을 했다. 배상태는 훗날 기자였던 필자에게 "아픈데도 애절한 고음이 기가 막혔다. 정말, 잘 불렀다"고 회고했다. 배호는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내가 들어도 아픈 목소리 같지가 않고 기적이었다"고 했다.

  한 시대가 애창한 '돌아가는 삼각지'는 아픔 속에서 작사가, 작곡가, 가수의 3박자 소통과 협치가 이루어 낸 불후의 명곡이다. 우리 정치도 선거철이면 후보들이 '가요무대'의 유행가처럼 소통과 협치를 다투어 공약한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바람에 날려버린 허무한 맹세가 되고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된다.

  배호는 가고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2번 출구 개표구를 나오면 오른편 벤치에 기타 치는 배호의 동상이 있다. 출구 모퉁이 화단에는 '돌아가는 삼각지' 노래비도 있다. 배호는 1971년에는 '영시의 이별'을 히트했다. "네온 불이 쓸쓸하게 꺼져가는 삼거리/ 이별 앞에 너와 나는 한없이 울었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세종로 청와대를 용산 대통령실로 옮겼다. 하지만 5년 예정이던 길을 2년이나 과속한 추돌 사고로, 3년 만에 국정 핸들을 내려놓는 역사적 오류가 발생했다. 급발진인지 가속페달을 잘못 밟은 것인지로 나라가 시끄럽고 한동안 더 시끄러울 것 같다. 그리고 용산 대통령실이 지난해 12월 29일 '영시의 이별'을 하고 3년 7개월 만에 청와대로 '돌아가는 삼각지'가 됐다. 제21대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시대는 또 어떤 역사를 쓸지. 우리 정치 사회도 이제, 소통과 협치의 내비게이션을 복원하고 통합의 길로 핸들을 돌려야 한다. 그 길이 나라와 국민의 안녕이다.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가 시대의 주제가가 된 역사적 시간이다.<신대남,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 시대의 주제가가 되다”, 한국일보, 2026.1.24일자.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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