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공격 대비한 LA 인근 모하비 사막 지하벙커
2010.08.08 18:06 |
조회 12847
| 벙커 내부의 대형 홀 조감도. 간이 침대와 가구 등 장기간의 대피 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물품들이 배치된다. | |
“북한의 핵 공격에도 문제없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 ‘지구 최후의 날(둠스데이)’을 대비한 민간용 지하 벙커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자연재해가 잇따르고 천안함 사태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미국에선 북한의 핵 위협을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이 지하 벙커는 로스앤젤레스(LA) 북동쪽 바스토우 인근 모하비 사막에 자리 잡고 있다. 수용 인원은 132명. 1인당 입주비는 성인 5만 달러, 미성년자는 2만5000달러. 분양률은 65% 정도다. 이 공사를 추진 중인 비보스 그룹의 로버트 비치노 회장은 “알 수 없는 내일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며 “북핵 변수 등 불안한 국제 정세를 감안해 건설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핵전쟁의 공포를 이용한 ‘공포 마케팅’이란 지적이 나온다.
21일 LA에서 북동쪽으로 300㎞ 떨어진 바스토우 지역 모하비 사막 인근의 한 주유소. 아무런 건물도 없이 황량한 사막만 덩그렇다. 차량에 설치된 온도계가 화씨 111도(섭씨 43도)를 가리킨다. 사막 찜통 더위는 선뜻 차 밖으로 나설 수 없게 한다. 약속 시간인 오후 3시 정각, 뿌연 흙먼지를 일으키며 흰색 SUV 차량이 다가왔다. ‘Vivos’라고 쓰여진 붉은 색 로고가 눈에 띈다. 반가운 마음에 창문을 내렸다가 사막의 뜨거운 바람만 마셨다. 숨이 막혔다. SUV 차량에 타고 있던 비보스 그룹의 바비 그로스먼 홍보 매니저는 “벙커가 근처에 있다. 따라오라”며 앞장섰다. 비포장 도로를 따라 100m쯤 달리자 펜스가 둘러진 간이 화장실 크기의 단층 건물이 나타난다. ‘설마 이게 벙커야?’ 실망이 앞섰다. ‘비보스’의 뜻을 묻자 그로스먼은 “생존(To Live)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라고 짧게 설명했다. 그러곤 “더위를 먹지 않게 빨리 벙커로 들어가자”고 재촉한다.
| <1> 모하비 사막 위에 노출된 벙커 외부의 모습. <2> 벙커 입구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3> 벙커 안 설비들에 부착된 대형 스프링. 곽재민 기자 | |
그러나 벙커 내부 진입은 쉽지 않다. 푸른 색의 대형 철문이 벙커 입구에 버티고 서 있기 때문이다. 지하 벙커로 들어가는 유일한 출입구다. 무게만 해도 1.4t, 웬만한 무기로도 부술 수 없을 만큼 튼튼해 보인다. 철문은 바깥 세상과의 완벽한 차단을 위한 방어막이다.
벙커 내부가 궁금해졌다. 철문 손잡이를 힘껏 당겼다. 어른 한 뼘 두께가 넘는 문이 서서히 열린다. 묵직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어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인 널따란 벙커 내부가 모습을 나타냈다. 지하 벙커 내부의 선선함이 느껴진다. 외부 온도보다 훨씬 낮은 섭씨 25도 안팎이라고 한다. 직원을 따라 입구 왼편으로 설치된 샤워장으로 직행했다. 비보스의 직원은 “벙커에 들어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샤워”라며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눈에 안 보이는 외부 오염 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필수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샤워실 옆으로는 벙커 내부에 신선한 공기를 공급할 수 있는 대형 공기 정화 시스템과 하수처리 시설이 들어서 있다. 모든 설비 아래쪽에 부착된 대형 스프링들이 관심을 끈다. 안내원은 “벙커 내 모든 시설에 스프링이 설치돼 지진이나 폭발에 의한 파손을 막을 수 있다”며 “벙커 바닥 전체에도 수천 개의 스프링이 설치돼 외부 충격을 흡수한다”고 설명했다. 지하 2층, 1300㎡ 넓이의 이 벙커에서 1인당 생활 공간은 9.3㎡ 정도. 자가발전 시스템과 물탱크, 공기 정화 시스템은 생존 필수 시설이다.
벙커 한가운데에는 대형 홀이 자리하고 있다. 수십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홀 한 편에는 방사능 감지 장치가 설치돼 있다. 핵 폭발에 의한 방사능 유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비보스 그룹의 로버트 비치노 회장은 “2년 전 이 사업을 처음 실행에 옮기면서 자연스럽게 국제 정세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며 “최근 뉴스를 통해 북핵 관련 소식을 접하면서 벙커 건설을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벙커 분양 신청자 중에는 (김씨와 이씨 등) 한국 사람도 있는데 이는 자연 재해보다 북핵 걱정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지하 벙커에는 취재차 온 독일·호주 언론인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기자에게 “북핵 위협은 세계의 문제”라며 질문 공세를 펼쳤다.
가상 시나리오
2012년 12월, 미국 서부지역에 소개령이 떨어졌다. 북한의 핵 미사일이 태평양 건너 서부 연안 도시를 향해 발사된다는 첩보 때문이다. 남은 시간은 단 사흘. 소개령 직후 LA는 도시 기능을 상실했다. 외곽 도로는 도시를 떠나려는 차량 행렬로 대혼잡을 빚었고 곳곳에서 식량과 연료를 구하기 위한 약탈이 벌어진다. A씨는 간단한 귀중품만 챙겨 북동쪽으로 차를 몰았다. 10번 프리웨이는 피난 행렬로 교통 정체가 극심했다. 8시간 만에 간신히 모하비 사막 한가운데 있는 사전 예약 장소에 도착했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 뒤 나머지 일행들을 기다렸다. 명단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모이자 인근 지하 벙커 입구로 향했다. 작은 문을 열고 지하 2층 깊이의 벙커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간다. 푸른색 철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린다. 한 뼘 두께의 육중한 철문을 열려고 성인 남성 2명이 달려들었다. 형광등 불빛 사이로 지하 벙커 내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홀 내부에는 간이 침대가 줄지어 놓여 있다. 어린이와 애완동물을 선두로 100여 명의 사람들이 차례로 벙커 내부로 들어서자 철문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닫힌다. 이어 문에 설치된 3중 잠금장치가 차례로 작동한다. 바깥세상과 단절되는 순간이다. 여기저기서 안도의 한숨 소리가 들려온다. 지하 벙커 생활은 조용하기만 하다. 바깥 상황을 알 수 없다. 4피트(1.2m) 두께의 콘크리트 벽도 외부의 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한다. 간단히 세면을 했다. 사용한 물이 하수처리 시설로 흘러든다. 몇 단계의 정수를 거친 뒤 재활용되는 첫 단계다. 식당으로 향했다. 아침 메뉴로 말린 망고와 시리얼이 준비돼 있다. 이 벙커에는 100여 명의 사람들이 1년간 먹을 비상식량이 준비돼 있다. 끼니 때마다 정해진 양만큼 배급이 이뤄진다. 메뉴는 다양하다. 고기와 말린 과일, 채소 통조림 등을 골라먹을 수 있다. 식당에서 시리얼을 먹던 한 아이가 갑자기 복통을 호소한다. 의료진이 달려와 응급처치를 한 뒤 아이의 얼굴에 혈색이 돌아온다. 지루하고 조용한 일상이 이어진다. 며칠 후. 벙커 벽면에 설치된 방사능 감지 장치의 붉은 사이렌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비명 소리가 터져 나온다. 몇몇은 기도를 시작한다. 이어 “모든 환기구가 폐쇄돼 안전하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아무런 소리도 진동도 느낄 수 없다. 이내 사람들의 표정에 공포와 안도감이 교차한다.
전체 5,456건 (14/364페이지)
5261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며
2025.12.23,
조회 1579
[역사공부방]
신상구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며크리스마스(영어: Christmas, X...
5260
나이보다 젊은 뇌를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생활습관
2025.12.23,
조회 1159
[건강정보]
신상구
나이보다 젊은 뇌를 유지하는 데에는 생활 습관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쌓아온 경험과 습관에 따라 뇌는 실제 나이보다 몇 년 더 젊거나 늙어 보이는 상태를 나타낼 수 있다.충분한 수면, 적정...
5259
운곡(耘谷) 원천석(元天錫, 1330-?)의 생애와 업적
2025.12.23,
조회 1819
[역사공부방]
신상구
운곡(耘谷) 원천석(元天錫, 1330-?)의 생애와 업적 운곡(耘谷) 원천석(元天錫)은 본관이 원주(原州). 자...
5258
행촌 이암의 생애와 업적
2025.12.22,
조회 1955
[역사공부방]
신상구
이암(李嵒, 1297년 ~ 1364년)은 고려 말의 문신이다. 본관은 고성(固城), 호는 행촌(杏村), 시호는 문정(文貞)이다. 행촌이란 호는 자신이 유배되었던 강화도의 마을 이름을 따서 지...
5257
『환단고기』를 보면 영양가가 풍부하다.
2025.12.22,
조회 1854
[역사공부방]
신상구
『환단고기』를 보면 영양가가 풍부하다. 고단백질에다가 칼슘, 아연, 마그네슘이 함유되어 있다. 콘텐츠의 창고다. 콘텐츠는 무엇인가? 재미가 있으면서도 다른 것과는 구별되는 그 어떤 차...
5256
]3대 역사기관 "환단고기는 위서…연구한 적도 없고 할 계획도 없어
2025.12.22,
조회 2023
[역사공부방]
신상구
[단독]3대 역사기관 "환단고기는 위서…연구한 적도 없고 할 계획도 없어"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업무보고에서 '환...
5255
『태백일사』를 지은 이맥
2025.12.21,
조회 1836
[역사공부방]
신상구
이맥은 9천 년 한민족사의 왜곡 날조된 국통맥을 확고히 바로 세운 불멸의 공덕을 세웠다. 그는 신교 문화의 원전...
5254
북애거사(北崖居士) 범장(范樟)
2025.12.21,
조회 1949
[역사공부방]
신상구
범장(范樟)은 본명이 범세동(范世東)이며, 자는 여명(汝明), 호는 복애(伏崖) 또는 휴애(休崖)로도 불립니다. 고려말에 금성錦城(현 전라남도 나주)에서 태어난 범장은 여말 충신으로 잘...
5253
호머 베절릴 헐버트
2025.12.21,
조회 1839
[역사공부방]
신상구
호머 베절릴 헐버트(영어: Homer Bezaleel Hulbert, 1863년 1월 26일 ~ 1949년 8월 5일)는 미국의 감리교회 선교사, 사학자,[1] 7개국어를 구사하는 언어학자,[2] 조선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교육자, 독립신문 발행을...
5252
1세대 연극 스타’ 윤석화 배우 별
2025.12.20,
조회 1121
[시사정보]
신상구
<신의 아그네스>로 유명한 ‘1세대 연극 스타’ 윤석화 배우 별세 12월 19일 연극계에 따르면 뇌종양으로 투병해 온 윤석화는 이...
5251
소강석 목사의 시 창작론
2025.12.20,
조회 913
[좋은글]
신상구
소강석 목사의 시 창작론 “우리는 신의 위대한 시” 신간 ‘영혼을 담은 시 쓰기’ 출간 목회자이자 시인인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가...
5250
단군 신화설은 식민사학자들의 왜곡·농간
2025.12.20,
조회 1585
[역사공부방]
신상구
단군 신화설은 식민사학자들의 왜곡·농간 경기대 법대...
5249
2025년 12월 30일 전북 익산에서 제13회 세계천부경의 날 기념식 개최
2025.12.19,
조회 854
[행사알림]
신상구
2025년 12월 30일 전북 익산에서 제13회 세계천부경의 날 기념식 개최 &...
5248
지나간 100년과 앞으로 100년의 역사를 위해서
2025.12.18,
조회 1537
[좋은글]
신상구
<동아일보 김형석 칼럼> 지나간 100년과 앞으로 100년의 역사를 위해서 제2차 세계대전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비극을 남겼다. 전...
5247
대전충남 통합 논의
2025.12.18,
조회 1251
[시사정보]
신상구
수도권 일극 체제가 한국 사회 만악의 근원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몰려들지만 취업·주거난에 결혼도 출산도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런 수도권 집중이 깨지지 않으...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