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칼럼2- [이덕일의 고금통의] "만가"
2011.04.13 07:25 |
조회 15183
[이덕일의 古今通義 고금통의] 만가
진(晉)나라 최표(崔豹)의 『고금주(古今註)』는 해로가를 “풀잎 위의 이슬은 쉽게 마르지만/마른 이슬은 내일 아침이면 다시 생기는데/사람 죽어 한 번 가면 언제 돌아오나(薤上朝露何易晞/露晞明朝還復滋/人死一去何時歸)”라고 전한다. ‘호리(무덤 속)가’는 “무덤 속은 누구의 집 자린가/혼백을 거둘 땐 똑똑하고 어리석음 따지지 않네/귀신은 어찌 그리 재촉이 심한가/인명은 잠시도 머물지 못하네(蒿裏誰家地/聚斂魂魄無賢愚/鬼伯一何相催促/人命不得少踟躕)”라는 노래다.
『고금주』는 원래 한 노래였는데 한(漢) 무제 때 가객(歌客) 이연년(李延年)이 둘로 나누어 해로가는 왕족들의 장사 때, 호리가는 사대부와 서인(庶人)들의 장사 때 불렀는데, 세상에서 이를 만가라고 칭했다고 적고 있다. 『예기(禮記)』 『단궁(檀弓)』편은 외사(畏死)·염사(厭死)·익사(溺死)는 조문하지 않는다고 전한다. 후한(後漢) 때의 학자 정현(鄭玄) 등의 주석에 따르면 외사는 죄가 두려워서 죽은 자살이고, 염사는 압사(壓死)인데 바위나 남의 담 밑에 서지 않아야 할 군자가 잘못 처신하다 죽었기 때문이다. 효자는 배 타고 멀리 가지 않아야 하기에 익사도 조문하지 않는다.
형식은 자살이지만 내용은 타살도 있다. 정조 때 편찬된 『심리록(審理錄)』에는 풍덕(豊德) 사는 과부 김씨가 겁탈당할 뻔하자 수치와 분노로 17일 동안 곡기를 끊고 죽은 사건이 나온다. 정조는 “칼로 찌르고 발로 찬 것과는 다르지만 정녀(貞女)를 욕보여 죽게 했으니 살인과 마찬가지”라면서 범인을 사형시켰다. KAIST 학생들의 자살도 형식은 자살이지만 내용은 타살이다. ‘철학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은 문제의 본질을 지적한 것이다. 철학도 없이 경쟁체제로 내몬 것이 삶의 목적을 잃게 한 것이다. 삶의 목적이 뚜렷하면 절대 자살하지 않는다. 철학이 부재한 현재의 한국 교육 시스템 자체를 관에 넣고 만가를 부르는 것이 그들의 억울한 영혼을 위로하는 길이다.
이덕일 역사평론가
전체 5,456건 (48/364페이지)
4751
회개란 무엇인가
[1]
2024.06.14,
조회 8695
[역사공부방]
신상구
회개란 무엇인가홍성남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장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상담하면서 신앙적 언어에 대한 과도한 부담감으로 인해 신앙생활을 즐거움이 아니라 짐으로 느끼는 분들을 많이 보았다. 심지어 정신적...
4750
한글 우수성 외국에 알린 호머 헐버트 선교사
2024.06.14,
조회 9178
[역사공부방]
신상구
한글 우수성 외국에 알린 호머 헐버트 선교사국립한글박물관이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한글을 통해 세상을 일깨운 ‘한글 보훈 인물’ 10여 명을 선정했어요. 이 중에 유일한 외...
4749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禪명상 보급 진두지휘
2024.06.13,
조회 9209
[역사공부방]
신상구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禪명상 보급 진두지휘1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조계사 관음전에서 좌선하고 있다. 진우 스님은 "명상을 통해 국민적인 '마음 평안 운동'을 펼치고...
4748
도산 안창호선생의 사상과 그 현대적 의의
2024.06.13,
조회 9341
[역사공부방]
신상구
도산 안창호선생의 사상과 그 현대적 의의민병찬 국립한밭대 산...
4747
한 최초 칸 취화선 속 달항아리, 세계에 우리의 것 위상 높였다.
2024.06.12,
조회 9411
[역사공부방]
신상구
한 최초 칸 취화선 속 달항아리, 세계에 우리의 것 위상 높였다.60여 년간 영화 102편을 연출하며 한국...
4746
베네치아 비엔날래와 한국 작가들
2024.06.11,
조회 8790
[역사공부방]
신상구
베네치아 비엔날레와 한국 작가들 ▲ 작...
4745
보문산 동굴 일제 군사용 목적과 민간신앙 활용 독특
2024.06.11,
조회 10237
[역사공부방]
신상구
보문산 동굴 일제 군사용 목적과 민간신앙 활용 독특한 사례전북 군산시 일원에서 일제강점기 지하 군사시설에 대한 조사를 벌인 연...
4744
6.10 정신으로 민주주의 되살려야
2024.06.11,
조회 8848
[역사공부방]
신상구
장훈 본사 칼럼니스트·중앙대 명예교수필자 세대에게 6·10은 가슴 벅찬 기억으로 남아있는 날이다. 1987년 6월 10일 서울시청 앞 광장은 수십만 민주화 시민들로 터질 듯했다. 뜨거운 날씨 속에 흰 셔츠와 넥타이 차...
4743
세계 양자 물리학계 스타였던 한국계 과학자 남세우 박사 별세
2024.06.11,
조회 10315
[역사공부방]
신상구
세계 양자 물리학계 스타였던 한국계 과학자 남세우 박사 별세 &nbs...
4742
한국 저출산 원인과 해결책
2024.06.10,
조회 4668
[행사알림]
신상구
...
4741
삶의 추억 원로시인 김광림 별세
2024.06.10,
조회 8805
[역사공부방]
신상구
...
4740
단오절의 유래와 풍습
2024.06.10,
조회 9607
[역사공부방]
신상구
...
4739
호암미술관 고미술 기획전'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6월16일 폐막
2024.06.09,
조회 9253
[역사공부방]
신상구
호암미술관 고미술 기획전'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6월16일 폐막23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전시에 나온 백제 7세기 중반 ‘금동 관음보살 입상’을 한 관계자가 살펴...
4738
불교 조계종 대종사 옹산 스님, 불교의 '참된 진리' 사람들에 전하며 올곧은 이타행 실천
2024.06.09,
조회 9319
[역사공부방]
신상구
불교 조계종 대종사 옹산 스님, 불교의 '참된 진리' 사람들에 전하며 올곧은 이타행 실천대종사옹산스님<그대있어 나라의 복이로다> 에세이집 1966년, 수덕사에서 원담...
4737
덕혜옹주의 기구한 살
2024.06.08,
조회 9074
[역사공부방]
신상구
덕혜옹주의 기구한 삶0 1989년 4월21일 덕혜옹주가 낙선재에서 눈을 감았다. 사진은 유치원 시절 덕혜옹...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