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자 "북벌" 소설-드라마 인기소재로
2011.08.07 07:09 |
조회 13456
다시 보자 ‘북벌’
“우리나라 정예 군사와 강한 화살에 화포와 조총까지 곁들이면 진격하기에 충분하다. 병사 1만 대(隊)를 뽑아 북경으로 간 후, 바다 건너 대만과 함께 청나라를 공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이덕일·역사서 ‘윤휴와 침묵의 제국’)
최근 발간된 역사소설 ‘북벌’의 주인공 윤헌은 나선정벌(羅禪征伐)을 승리로 이끈 신유 장군(1619∼1680)과 함께 전쟁에 참여해 청병(淸兵)의 실태와 조선 군대의 실전 능력을 파악한 뒤 북벌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나선정벌은 효종 때 조선 군이 청나라 군과 함께 중국 연해주 헤이룽(黑龍) 강 일대에서 러시아 군을 정벌한 역사적 사건. 역사서 ‘윤휴와 침묵의 제국’도 숙종 때 구체적인 북벌 안이 담긴 상소를 올린 조선시대 유학자 윤휴(1617∼1680)를 조명한다.
SBS 인기드라마 ‘무사 백동수’에서도 북벌의 꿈을 지니고 무인대국을 꿈꾸는 사도세자 세력과 이를 저지하려는 노론이 효종 때 만들어진 병법서 ‘북벌지계’를 둘러싸고 혈투를 벌인다. 최근 발행된 역사소설 ‘남이’는 효종의 북벌정책은 아니지만 조선 세조 때 고구려 옛 도읍지인 올라산성을 점령함으로써 실제 북벌을 감행한 남이 장군(1441∼1468)의 일대기를 다룬다.
최근 북벌을 소재로 한 소설과 역사서, 드라마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북벌정책은 조선 효종과 숙종 초 청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수립됐지만 실현되지는 못했다. 지금까지 대체로 ‘조선 내부 통치를 위한 명분론’으로 여겨져 온 북벌이 왜 갑자기 관심을 끄는 것일까.
소설가 오세영 씨는 “북벌의 키워드는 강력한 ‘무(武)’를 기반으로 한 자립”이라고 강조했다. 거세지는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독도 영토 주장 등을 겪으면서 ‘힘을 갖춘 자립’에 대한 열망이 강해지기 시작했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북벌을 긍정적으로 다룬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인기를 얻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는 “당대의 북벌론은 관념적이고 내치적인 성격이 강했지만 지금의 북벌론은 역사적 사실과 별개의 문제다. 강한 나라에 대한 우리 국민의 열망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병주 건국대 사학과 교수는 “남북 간 긴장 상태가 심해진 것도 북벌 붐의 한 요인”이라며 “남북 평화 공존 시대엔 북벌보다 (청나라의 앞선 문물을 배우려 한) 북학이 많이 다뤄졌다”고 덧붙였다.
이덕일 씨는 북벌을 바라보는 기존의 시각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벌론을 무모한 치기로 보는 것은 북벌의 명분을 중시하면서도 막상 그 실행은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한 조선시대 서인, 즉 노론의 입장이 일제강점기를 거쳐 광복 후 주류 역사관으로 굳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북벌을 꿈꾼 북벌론자를 긍정하는 것은 새롭지만 진실에 가까운 시각이며 민족적 자긍심도 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책이나 드라마 등에서 북벌과 같은 남성적이며 역사적인 이슈가 늘어난 건 이 같은 소재를 좋아하는 40, 50대 남성 독자와 시청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기사입력 2011-08-04 03:00:00 기사수정 2011-08-04 09:16:53
■ 소설-드라마 인기 소재로
“윤헌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저 따위 오합지졸이라면 병자년의 수모를 갚는 게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았다. 북벌(北伐)은 주상(효종)의 꿈이다.”(오세영·소설 ‘북벌’)“우리나라 정예 군사와 강한 화살에 화포와 조총까지 곁들이면 진격하기에 충분하다. 병사 1만 대(隊)를 뽑아 북경으로 간 후, 바다 건너 대만과 함께 청나라를 공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이덕일·역사서 ‘윤휴와 침묵의 제국’)
최근 발간된 역사소설 ‘북벌’의 주인공 윤헌은 나선정벌(羅禪征伐)을 승리로 이끈 신유 장군(1619∼1680)과 함께 전쟁에 참여해 청병(淸兵)의 실태와 조선 군대의 실전 능력을 파악한 뒤 북벌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나선정벌은 효종 때 조선 군이 청나라 군과 함께 중국 연해주 헤이룽(黑龍) 강 일대에서 러시아 군을 정벌한 역사적 사건. 역사서 ‘윤휴와 침묵의 제국’도 숙종 때 구체적인 북벌 안이 담긴 상소를 올린 조선시대 유학자 윤휴(1617∼1680)를 조명한다.
SBS 인기드라마 ‘무사 백동수’에서도 북벌의 꿈을 지니고 무인대국을 꿈꾸는 사도세자 세력과 이를 저지하려는 노론이 효종 때 만들어진 병법서 ‘북벌지계’를 둘러싸고 혈투를 벌인다. 최근 발행된 역사소설 ‘남이’는 효종의 북벌정책은 아니지만 조선 세조 때 고구려 옛 도읍지인 올라산성을 점령함으로써 실제 북벌을 감행한 남이 장군(1441∼1468)의 일대기를 다룬다.
2차 정벌을 이끈 신유 장군이 남긴 출병일지 북정록(北征錄).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소설가 오세영 씨는 “북벌의 키워드는 강력한 ‘무(武)’를 기반으로 한 자립”이라고 강조했다. 거세지는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독도 영토 주장 등을 겪으면서 ‘힘을 갖춘 자립’에 대한 열망이 강해지기 시작했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북벌을 긍정적으로 다룬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인기를 얻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선정벌은 효종 때 조선 군대가 청나라군대와 함께 1, 2차에 걸쳐 중국 연해주 헤이룽 강 일대에서 러시아 세력을 정벌한 사건이다.
이덕일 씨는 북벌을 바라보는 기존의 시각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벌론을 무모한 치기로 보는 것은 북벌의 명분을 중시하면서도 막상 그 실행은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한 조선시대 서인, 즉 노론의 입장이 일제강점기를 거쳐 광복 후 주류 역사관으로 굳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북벌을 꿈꾼 북벌론자를 긍정하는 것은 새롭지만 진실에 가까운 시각이며 민족적 자긍심도 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책이나 드라마 등에서 북벌과 같은 남성적이며 역사적인 이슈가 늘어난 건 이 같은 소재를 좋아하는 40, 50대 남성 독자와 시청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전체 5,456건 (32/364페이지)
4991
조선 독립만세 외친 이들 위해 기도하고 기록했던 美선교사
2024.11.18,
조회 8073
[역사공부방]
신상구
조선 독립만세 외친 이들 위해 기도하고 기록했던 美선교사'한국 개신교 선교 140주년' 美 선교의 길 순례 下韓 장로교의 아버지 모펫일제 만행들 낱낱이 기록신사 참배...
4990
증언으로 재구성한 종량제 30년
2024.11.17,
조회 6221
[역사공부방]
신상구
증언으로 재구성한 종량제 30년새해 첫 주 어느 날, 오전 8시 30분쯤이었을 것이다. “전국에 계신 주부님들, 도와주십시오!”...
4989
조선시대 과거제도
2024.11.17,
조회 8283
[역사공부방]
신상구
조선시대 과거제도2016년 서울 경희궁에서...
4988
배재학당과 벧엘 예베당을 세운 아펜젤러 선교사의 생애와 업적
2024.11.17,
조회 6509
[역사공부방]
신상구
배재학당과 벧엘 예베당을 세운 아펜젤러 선교사의 생애와 업적 1902년 성서 번역회의에 참석하러 타고 가던 배...
4987
벼슬 멀리한 장인, 연암이 과거 포기하자 오히려 기뻐해
2024.11.17,
조회 6441
[역사공부방]
신상구
벼슬 멀리한 장인, 연암이 과거 포기하자 오히려 기뻐해 &...
4986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의 연결고리 한강 문학
2024.11.15,
조회 5991
[역사공부방]
신상구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을 연결고리 한강문학◆한강, 노벨 문학상…‘역사적 트라우마’ ‘삶의 연약함’...
4985
원불교 명상법
2024.11.14,
조회 6743
[역사공부방]
신상구
원불교 명상...
4984
한충원 목사가 최근 조카 한강에게 보낸 장문의 공개 편지
[2]
2024.11.14,
조회 6232
[역사공부방]
신상구
한충원 목사가 최근 조카 한강에게 보낸 장문의 공개 편지 한승원 동...
4983
AI 3대 강국 도약, 속도가 관건이다
2024.11.13,
조회 6300
[역사공부방]
신상구
AI 3대 강국 도약, 속도가 관건이다지난 9월 26일 정부는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출범하며 2027년까지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이...
4982
휴머노이드 로봇
2024.11.13,
조회 6489
[역사공부방]
신상구
&nbs...
4981
K-문학 원조 충청 여성문인 세상에 알릴 것
2024.11.12,
조회 6608
[역사공부방]
신상구
K-문학 원조 충청 여성문인 세상에 알릴 것주지하다시피 충청은 양반의 고장이...
4980
벽사(碧史) 한영숙(韓英淑)의 생애와 업적
2024.11.12,
조회 5795
[역사공부방]
신상구
벽사(碧史) 한영숙(韓英淑)의 생애와 업적 ...
4979
노벨문학상 끝이 아닌 시작, 문학번역원 대학원 설립 추진
2024.11.11,
조회 7969
[역사공부방]
신상구
노벨문학상 끝이 아닌 시작, 문학번역원 대학원 설립 추진"노벨문학상, 끝이 아닌 시작"…문학번역원, 대학원 설립 추진▲ 전수용 한국문학번역...
4978
성심당 경영학
2024.11.10,
조회 6827
[역사공부방]
신상구
성심당 경영학성심당은 대전역의 찐빵으로부터 시작하여 대전의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지역을 넘어...
4977
성만으로는 덕이 될 수 없다
2024.11.10,
조회 6592
[역사공부방]
신상구
오피니언 박석무의 실학산책 ...






댓글 0
댓글 내용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