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곧 정의"- 공정한 사회(한겨레칼럼)

2010.08.21 15:19 | 조회 12482
[백승종의 역설] 공정한 사회
한겨레
» 백승종 역사학자
지금 서울에서는 어느 미국 교수의 공개강연에 참석하려고 만명도 넘는 시민들이 야단법석이다. 강연 주제는 정의다. 진부한 주제인데도 호응이 각별하다면, 정의에 굶주린 우리 사회의 모습반영하는 현상이 아닌가.

고대사회에서는 신이 곧 정의 였으며, 인간의 사명은 신의 뜻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있었다. 따라서 정의란 신적 질서의 표현인 동시에 개인적 윤리였다. 이런 믿음에 변화가 일어난 것은 17세기였다. 토머스 홉스 등은 분쟁 해결을 목적으로 체결된 사회계약을 정의로 이해했다. 자연히 정의는 사회적, 제도적 윤리로 탈바꿈했고, 법철학, 사회철학 및 정치학의 중심 테마로 부상했다. 정의의 영역이 경제, 사회 및 문화로 확산되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사회정의”가 학술용어로 뿌리내린 것은 1845년, 예수회 신학자 루이기 타포렐리를 통해서다. 그는 제 몫을 그대로 돌려주는 것이 정의라고 말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정의 개념을 바탕으로 정의로운 사회의 실현을 부르짖었다. 당시 유럽은 산업화가 한창이었다. 자본가와 공장노동자라는 새로운 계층이 등장했고, 뒤이어 노동력 착취와 도시빈민발생이 사회문제로 대두했다. 미국의 존 롤스와 영국의 존 스튜어트 밀, 프랑스의 장자크 루소 등은 이 문제를 깊이 성찰했다. 최근에는 세계화, 기후변화, 노령화 및 생태적 사고의 진전으로 국가 간, 세대 간의 정의와 생태 차원의 정의가 논의되고 있다.


며칠 전 이명박 대통령은 기회균등과 상생의 토대 위에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나름대로 사회정의를 실천하겠다는 것인데, 인식의 범주가 협소하고 피상적이다. 이른바 4대강 사업 같은 것은 생태계 정의를 완전히 외면하고, 6·2 지방선거에 표출된 민심을 배반한데다, 강변의 땅임자들만 배불린다는 비난이 거세다. 하기는 <피디수첩> 같은 것도 자율성이 보장되지 못하는 오늘이 아닌가. 표리부동한 이것이 공정한 사회라면 너무 가혹하다.

-- 백승종 역사학자 /2010.8.21



댓글 3

진성조 15년 전
미국식 정의든 한국식 정의든~ 인류는 인종,문화 등 색깔이 달라도 근원에선 하나의 동일한 보편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각도로 한번 보심도 괜찮을듯 싶습니다^^ 그리고 뛰어난 인물,지성인은 서양이나 동양을 따지기전에 동,서를 하나로 회통시키는 보편성의 뛰어난 지성이 잇다고 생각합니다.. 마이클 센댈 교수의 그런 측면에 호응하는 일면도 많다고 저는 생각해봅니다^^ 그냥 제 생각입니다 ^^
이성욱 15년 전
그런데 이책의 중심 내용이 미국식 정의 입니다. 동양사회에서 생각하는 정의의 기준과 다소 다른 것같습니다. 그리고 센들 교수이 공개강연이 매진되어 자리를 못구할 정도하고 하네요..
제가 볼 때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학부모와 학생들이 이 강연에 참석하는 이유는 정의에 대한 관심이 아닌 하버드 교수의 강의라는 이유때문인것 같아요.. 사실 정의는 윗물에서만이 아니라 아랫물에서도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국민들은 정의 라는 주제를 다소 멀리하려고 하죠. 너무 맑은 물에는 고기가 살지 못한다 는 속담에도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이번 열풍이 한국사회가 성숙하는 계기가 되길 바래봅니다. 증산도 후천개벽의 핵심도 의로움 이니까요..
진성조 15년 전
서울에선 화제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바드대 교수가 와서, 시민층에 까지 신드롬이 일어나는데...지방은 이런 문화혜택도 못 누리고, 역시 선천엔 어쩔수없이 서울공화국이 대한민국 문화1번지 임은 부인할수없는 현상인가 봅니다. 그래도 우리 지방 촌놈^^들은 편리한 인터넷이 있으니, 서울의 1급 문화정보도 다 알순있죠. 지금 세상의 문화 트렌드중 중요한건 적극적으로 알 필요가 있고, 제때 습득해야 하겠죠

추지기 신야-\"秋之氣 神也\" -\"(우주) 가을문명의 기운은 신(신성神性)으로서 드러난다\"-- 가을은 정의의 계절 이면서 바로 신의 계절 이죠. 신성이 훤히 드러나는 가을의 우주문명, 바로 그런 계절!! 신만이 완전한 정의를 지상에 세울수있죠. 사람은 신교를 받아야만 가을인간, 정의의 인간으로 새로 태어난다고도 말할수 있고요. 가을개벽이 임박하니 <정의란 무엇인가> 가 화두가 되어 시민들의 큰관심을 끌고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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