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총체적 위기가 다가온다 (경향컬럼)
2011.12.12 23:32 |
조회 8876

- [경향의 눈]2012년, 다중(多重)위기
- 서배원 | 논설위원
1997년 외환위기를 당한 뒤 정부는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해왔다. 하지만 막상 금융위기가 닥치자 허무하게도 ‘2차 외환위기’로 치달았다. 환율 폭등, 주가 폭락에다 은행은 외화부채 만기를 연장하지 못해 쩔쩔맸고, 외화부족 사태로 국가부도 직전까지 갔다. 97년 외환위기 때와 달랐던 점은 국제통화기금(IMF) 대신 미국 중앙은행에 손을 벌려 국가부도를 모면한 사실뿐이었다. 외환보유액이 늘었을 뿐 금융시장과 금융시스템의 구조는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비슷한 사태가 수시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대책을 촉구한 글이었다.

대표적인 위기요인은 가계빚이다. 900조원에 이른 가계빚 문제는 수년 전부터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지적돼왔음에도 대책 없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 은행 적금과 보험 해약이 증가하는 불길한 징후마저 나타나고 있다. 해약에 따른 손실이 크고 만기가 긴 보험상품의 해약이 증가한다는 것은 가계의 쪼들림 정도가 극심해졌음을 의미한다. 실질소득이 감소하는 가운데 전셋값 등 고물가에 시달리면서 저소득층의 채무상환 능력이 나빠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전체 가계빚의 증가세는 다소 둔화됐지만 질적으로는 더 악화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대출잔액이 연소득의 4배를 넘는 등 ‘취약대출’이 전체 대출잔액의 3분의 1에 이르고, 이 중 3분의 1의 만기가 내년까지 돌아온다. 소득감소 속에 채무상환 부담이 가중되면 대출 부실 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부글부글 끓고 있는 가계빚 문제를 장기간에 걸쳐 해결할 수 있도록 김을 빼는 일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가계빚이 수면 위의 파도라면 경기악화는 수면 아래에서 생성되고 있는 거대한 쓰나미다. 성장·고용 부진이라는 보다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문제다. 대부분의 경제연구소가 내년 성장률을 3%대로 전망하고 있고, 3.0%까지 낮춰보는 곳도 있다. 한국 경제의 중심축인 수출과 제조업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데 이론이 없다. 성장률이 낮아지더라도 고용효과가 어느 정도 되면 괜찮지만 현실은 반대다. 이미 주력 산업의 고용효과가 크게 줄어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한 마당이다. 그러니 내년 취업자 수가 올해의 절반 가까이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가뜩이나 최근 수년간 수출·대기업 중심의 불균형 성장으로 ‘기업은 살찌고 가계는 쪼그라드는’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데 수출 부진으로 고용이 더 악화하면 가계의 소득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 성장에 비해 가계소득도 늘지 않고, 국민소득 가운데 노동소득 비율도 낮아져 가계의 부실화 추세는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내수진작으로 수출부진을 만회하겠다지만 무역의존도가 80%에 이르는 구조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다.
금융시장과 금융시스템의 불안정한 구조도 달라지지 않았다. 중국·일본과의 통화스와프 협정 등으로 유사시의 방어벽이 다소 강화됐을 뿐이다. 주식시장의 높은 외국인 의존도나 은행 외화부채의 압도적인 미국·유럽 의존도도 변함이 없다. 은행의 외화조달 능력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에 자금경색 조짐이 나타나면 급격한 달러유출로 외환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이때 외화조달이 잘 안되면 외화부족 사태에 직면한다. 올들어서도 몇 차례 겪었지만 환율 폭등과 은행 외화조달 비상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태가 수시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이미 지난 8~11월 사이 유럽계 자금이 11조원이나 국내 금융시장에서 이탈했다. 유럽계 은행들의 자금 회수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진단도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금융 변동성이 개선되지 않는 한 살얼음 위를 걷는 상황은 피할 수 없다.
한국 경제가 다중위기에 직면하게 된 이유는 구조 개선에 게을렀기 때문이다. 금융이 발달하지 않았으면서 대외의존도가 한국만큼 높은 나라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런 위험구조를 잘 알면서도 뜯어고치기보다는 당장의 성장을 의식해 오히려 수출에 더 목을 매왔다. 경기위축을 우려한 나머지 금리인상을 계속 미뤄 가계빚 문제를 계속 악화시켰다. 주가하락 등 파장을 감수하고라도 주식시장의 외국인 비중을 낮춰나가야 하지만 그럴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경제체질이 나아지기는커녕 위기요인이 하나둘씩 추가될 수밖에 없다.
전체 5,456건 (1/364페이지)
|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 날짜 |
|---|---|---|---|---|
|
게시글이 잘 안 올라갈때 [1] | 환단스토리 | 188058 | 2025.09.15 |
|
[회원게시판 이용수칙] [4] | 관리자 | 692126 | 2023.10.05 |
|
상생의 새문화를 여는 STB 상생방송을 소개합니다. | 환단스토리 | 864040 | 2018.07.12 |
5455
교통사고1위 자살률1위 이혼률1위 암사망률1위 노인빈곤률1우 0%로 만들려면...
2026.04.06,
조회 1259
[자유게시글]
자유
교통사고1위 자살률1위 이혼률1위 암사망률1위 노인빈곤률1우 0%로 만들려면..미국 욕 않하면 됩니다. 미국 욕 절대로 하지 맙시다. 도청 감시
5454
<특별기고> 제주 4.3사건 78주년의 역사적 의의와 추념식 현황
2026.04.06,
조회 1280
[역사공부방]
신상구
<특별기고> 제주 4.3사건 78주년의 역사적 의의와 추념식 현황 ...
5453
국민을 이기는 의사들은 없다 의사들은 언제 변화련지요.
2026.04.06,
조회 1259
[자유게시글]
자유
지구를 감시하는 몰래카메라 인공위성이 있습니다.도청 감시 당합니다.당신의 말과 행동을 동영상처럼 보고 있습니다.도청 감시 당하니까 미국 욕 절대로 하지 말고나쁜 짓 절대로 하지 말고 착하고 겸손,검소,폭력...
5452
단원 김홍도의 생애와 업적
2026.04.05,
조회 1013
[역사공부방]
신상구
...
5451
단원 김홍도의 흔적이 있는 괴산군 연풍면 상암사지
2026.04.05,
조회 985
[역사공부방]
신상구
조선 정조 집권 당시 최고의 화성 단원 김홍도의 흔적이 있는 괴산군 연풍면 상암사지 괴산군 연풍면 기관단체장들과 지역 주민들과 함...
5450
2·8독립선언의 주역인 근촌 백관수 선생의 서글픈 사연
2026.04.03,
조회 689
[역사공부방]
신상구
2·8독립선언의 주역인 근촌 백관수 선생의 서글픈 사연 근촌 백관수 선생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정국에서 조국의 독립과...
5449
각전 스님의 마음 읽기 영원
2026.04.03,
조회 923
[진리공부]
신상구
각전 스님의 마음 읽기 영원 오래되었다는 것은...
5448
신복룡의 신 영웅전 애국지사 백암 박은식
2026.04.02,
조회 1077
[역사공부방]
신상구
신복룡의 신 영웅전 애국지사 백암 박은식 정치지리학에...
5447
구운몽(九雲夢)의 저자 金萬重이 귀양 간 섬 노도 귀양문학관
2026.04.01,
조회 1130
[역사공부방]
신상구
구운몽(九雲夢)의 저자 金萬重이 귀양 간 섬 노도 귀양문학관 미천한 신분에서 몸을 일으켜 왕비에까지 이르게 되...
5446
AI 시대의 기술과 철학
2026.04.01,
조회 1044
[시사정보]
신상구
AI 시대의 기술과 철학 AI 시대의 기술과...
5445
커지는 중동 리스크, 절실한 전략 재설계
2026.03.31,
조회 1255
[시사정보]
신상구
커지는 중동 리스크, 절실한 전략 재설계 5주째 접어든...





댓글 0
댓글 내용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