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절과 정이천의 사후세계에 대한 대담

2014.07.13 22:00 | 조회 6084
소강절과 정이천의 사후세계에 대한 대담




우리가 잘 아는 〈명심보감〉에서 공자, 장자, 강태공 등과 더불어 자주 등장하는 인물 중에 소강절(邵康節)이라는 철학자가 있다. 중국 북송시대의 성리학자이자, 주렴계, 장횡거, 정명도, 정이천과 함께 송의 5현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소강절의 본이름은 소옹(邵雍, 1011~1077), 강절(康節)은 시호이며, 자는 요부(堯夫)이다. 여러 번 관직을 제수 받았으나 모두 사양하고 중국 하남의 교외에서 평생을 학문에 정진하였으며, 그의 학문은 성리학 이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소강절(邵康節)이라면 앉아서 백 리 밖을 내다보고, 오늘에 살면서 천 년 뒤를 짐작하는 초인간적인 재주를 가진 분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무당들이 보통 어린 아이에 복을 빌 때 넋두리로 늘여놓는 말에 이런 것이 있다. 

「수명은 동방삭(東方朔)이요, 부자는 석숭(石崇)이오,
문장은 이태백이오,인물은 두목지(杜牧之)요,알기로는 소강절이라……」

소강절은 유학자이면서 약간 색다른 면이 있었다. 
문화적으로는 송(宋)나라의 전성기라고 볼 수 있는 신종(神宗) 때 인물로 
정명도(程明道), 정이천(程伊川), 왕안석(王安石),과 동시대 인물이었다. 

소강절은 정이천과 항상 영혼(靈魂)과 신(神)의 유무(有無)에 대해 
개미 쳇바퀴 돌듯하는 시비를 계속하고 있었다.

소강절이 신이 있고, 따라서 영혼도 있다고 주장하면 정이천은 정면으로 이를 부인했다.

「그러면 제사는 무엇 때문에 지내는 건가?」하고 소강절이 추궁하면

「그건 살아있는 자손들에게 조상숭배의 정신을 불어넣어 부모에게 효도를 하도록 하기 위해서야.」하고 이천은 받았다.

이천의 주장대로 하면, 결국 제사는 아무런 근거나 의도도 없는 단순한 관습이나 속임수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소강절은 귀신을 자기의 눈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저기 공중으로 천병 만마가 지나가고 있는 것이 보이네. 보이지 않는 자네에게 아무리 타이른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야말로 소경에게 빛깔을 설명하는 거나 다름이 없는 노릇일 세.」

 

이렇게 말하면 

이천은 「그럼 그 천병만마는 안장도 수레도 칼도 창도 없을 것이 아닌가? 하고 반박을 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사람과 말은 생명이 있으니까 영혼이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나무로 만든 도구나, 쇠로 만든 무기는 죽고 사는 것이 없으므로 영혼과 같이 있을 수는 없다는 이론이다. 

이런 끝이 있을 수 없는 시비는,소강절이 죽어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되었다.
이천은 운명 직전에 있는 강절을 보고 이렇게 따지고 들었다.

 





「지금도 내 말에 굴복하지 않겠는가?」
신이 있다는 종래의 주장이 허위였다는 것을 솔직이 시인하라는 끈덕진 심문이었다. 

강절은 모기만한 소리로 두 팔을 오므렸다가 쭉 펴며 이렇게 말했다.

「그대가 말하기를 생강이 나무 위에서 열린다고 하니, 나도 이제부터는 자네 말을 좇겠네.
[이도생강수상생, 오역도차의이설(爾道生薑樹上生, 吾亦徒此依爾說)]」

하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운명을 했다. 

생강이 땅 속 뿌리에 달리는 것을 보지 못한 사람은 생강이 나무 위에 열리는 것으로 고집한다는 옛 이야기를 예로 들어 은근히 이천의 유치한 고집을 꼬집은 것이었다. 

두 팔을 오무렸다가 쭉 편 것은 좁은 조견을 넓게 가지라는 암시였으리라고 추측들을 한다. 

이 이천선생은 무신론자이면서 조상숭배를 퍽 현실적으로 이끌어내린 분이다. 
그때까지 제사는 봄 가을로 날을 받아 손님들을 초대한 자리에서 성대히 베풀어졌을 뿐, 
소위 죽은 날 지내는 기제사(忌祭祀)란 것이 없던 것을 이천이 창안해 냈고, 무덤에 제사를 지내는 묘제(墓祭)니 시사(時祀)니 하는 것을 또 창안한 분이다. 

그 분의 이론에 따르면 제사는 영혼을 위해서가 아니고 산 사람의 자기 만족을 위해서 하는 것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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