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독서: [신족과 거인족의 투쟁] -이정우 저

2011.02.17 14:40 | 조회 10196
책이 너무너무나 많이 출판됩니다. "새로나온 책 으로 이런 책이 있구나" 하고 맛보기로 잠깐 책의 개요만 5분 정도 독서해서 정보로 알아두는 것도 왠만한 교양상식 수준을 넘어갑니다.
요즘 서점가에는~~ 저자가 많은 책을 읽고서, <여러 권의 책들을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저술한 책> 이 많이 출판되고 있습니다. 세상에 자꾸만 새롭게 출현하는 '교양문화'를 다 소화할려면 시간도 없고 힘드니까 이런 종류의 책이 많이 출판되나 봅니다^^ 조만간 이런 종류의 책들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말 잘하기로 소문난 예능인 김재동 씨는 신문스크랩 중에 특히 <책 소개 코너>의 글귀를 많이 수집하여 기록해두고 써먹는다고 합니다. 최근 철학신간 인데, 저자는 최근의 베스트셀러 철학 저술가 중 한명인 '이정우' 박사 입니다. 잠깐 독서 해볼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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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을 말한다] ‘서구 존재론사’의 핵심을 꿰뚫다 -- 서울신문 2008.6.6
신족과 거인족의 투쟁/한길사 펴냄

내가 이 책을 쓴 것은 ‘서구 존재론사’의 핵심을 들여다 보기 위해서였다. 서구 존재론사의 심층을 들여다 볼 때, 거기에서 뻗어져 나온 가지들이라든가 열매들(기독교, 과학기술, 민주주의 등등)을 보다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이해가 전제되어야 21세기를 철학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존재론이란 존재와 무, 우연과 필연, 가능, 시간과 공간 등등의 근본 개념들을 메타적으로 연구하는 과목이다. 여기에서 ‘메타적’이란 사물을 직접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연구하는 학문들을 전제하고 그 개념적-원리적 기초를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뜻이다. 이 점에서 존재론은 모든 학문들 중 가장 상위의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서구 존재론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플라톤이다. 이후의 모든 존재론들이 어떤 식으로든 플라톤의 계승이나 비판을 통해서 성립했기 때문이다. 나는 특히 그의 대화편 ‘소피스테스’를 집중적으로 검토했는데, 왜냐하면 이 텍스트가 ‘시뮬라크르’라는 현대 철학의 주요 개념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플라톤과 정확히 대비되는 철학자들이 니체 베르그송이다. 이 두 인물이 현대 존재론의 초석을 놓았다고 볼 수 있으며, 흔히 말하는 “존재에서 생성으로(From Being to Becoming)”의 길을 닦은 인물들이다. 플라톤과 이들의 사유를 대비시킴으로써 우리는 서구 존재론의 핵심적인 두 축을 점검할 수 있다.

내가 특히 이 두 인물을 검토한 것은 시간, 생명, 창조의 문제에 관련해 이들이 결정적인 사유를 제시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들의 사유는 그 후 화이트헤드, 하이데거, 들뢰즈 등으로 이어졌다. 본론에서는 시뮬라크르 시뮬라시옹 을 다루었다.

두 문제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전자는 사건, 운동, 이미지 등등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들을 다루는 존재론이고, 후자는 가상현실, 인터넷, 모조품 등등 인공물들의 시대를 다루는 문화 이론이다. 전자는 들뢰즈로 대표되고 후자는 보드리야르 로 대표된다.

▲ 이정우 철학아카데미 공동대표

이렇게 전혀 상이한 두 개념이 왜 하나의 뿌리를 가지는가는 플라톤 철학의 성격에서 유래한다. 플라톤의 경우 세계는 이데아계의 모방이고, 그래서 자연적인 생성(生成)들이나 인공물들이나 모두 시뮬라크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 이 두 갈래의 생각이 갈라졌고 따로따로 논의되어 왔다. 나는 이 책에서 두 개념이 하나의 뿌리에서 나왔지만 구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족거인족의 투쟁´이란 플라톤이 전해 주는 신화로서, 이데아의 철학자들과 물질의 철학자들 사이의 전쟁을 뜻한다. 나는 이 표현을 플라톤주의자 들과 반플라톤주의자들 사이의 전쟁이라는 의미로 사용했다.

--- 이정우 철학아카데미 공동대표

댓글 2

진성조 15년 전
저자가 신족,거인족 이라고 부른건 ㅡ <플라톤 주의자> 들은 비물질적, 이상적인 <이데아 세계 (천상적 진리세계,눈에 안보이는 본질세계 등등)>에 중점을 둔 철학자 들이라서 \'신족\'(이상주의자?) 으로 부르고, <반 플라톤주의자>는 자연법이 지배하는 물질적 현실세계 를 충분히 고려하는 철학자 들이라 \'거인족\' (현실 인간세계의 외연확대?) 이라고 부른것 같습니다
진성조 15년 전
<시뮬라시옹> 은 바로 유명한 [매트릭스] 영화에 관한 철학 으로도 유명합니다. 사실 \'인터넷,아바타,게임,3D,컴퓨터 바이러스 등등\'이 현대문명의 최첨단 총아 들인데,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 자체가 바로 \"시뮬라시옹의 세계\" 에 둘러싸여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고대 불교,도교 등의 동양철학 전통 에서 보면, \'환幻의 세계\' 라 할수 있는데, 요즘은 가상현실 이라고 하죠. 여기서 느낄수있는 인간의 감정,인식,감각도 겉으로만 느끼는 현실의 물리적 겉세계, 즉 \"<시뮬라크르>의 세계\" 에서 느끼는 것과 똑 같습니다.

현대철학의 원조, 니체가 \" 현실세상에 살아가기 위해서도, 또 진리를 위해서도 가상과 상상의 세계는 꼭 필요하다\" 라고 말한건 이런 두 세계를 제대로 직관해 꿰뚫은 본 천재적 통찰력 인것 같습니다.

즉, 가상현실인 <시뮬라시옹>도 그걸 느낄 순간에는 현실물질 세계(시뮬라크르)와 똑같이 느낍니다. 폭력적 게임에 중독되면 사람이 그와 같은 범죄를 저지르고 죄의식없는건 이런 이유 때문 입니다.

상제님께서는 \'꿈에서 한 일도 한 일 이니라\' 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이와 비슷하다고 볼수 있습니다.

심리의학 에서 \'플라시보(위약) 효과\' 같은것도 그런 시뮬라시옹 철학 이라 할수 있고요. 철학이 어렵긴 하지만 철학의 틀을 배우면 세상의 본질을 직관해보는 깊은 안목, 세상을 해석 할줄아는 통찰력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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